나이 드신 부모님이 치매약이나 항우울제, 고혈압약 등을 여러 개 복용 중이라면 꼭 챙겨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낙상을 예방하기 위해 가급적 복용약 개수를 줄이고 주변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다. 통계에 따르면 낙상은 65세 이상 노인의 약 40%가 1년에 한 번 이상 경험한다. 노인은 뼈가 약해서 낙상 때문에 고관절(엉덩이뼈)과 대퇴부(넓적다리)가 골절되기 쉽고 이런 경우 자칫 사망에 이를 정도로 악화되기도 한다. 낙상을 예방하기 위해 점검해야 할 것들을 Q&A로 짚어본다.
65세 이상 노인 40%가 1년에 한번 낙상 경험 #치매약 성분 등 부작용으로 반사신경 둔해져 #뼈 약한 노인 쉽게 골절...사망까지 이어지기도 #조명 밝히고 욕실에는 손잡이 설치 등 필요 # #약 개수 줄이고 욕실 바닥에 매트 깔아야
- 낙상이란?
- 어지럽거나 몸이 떨리고 마비 같은 증상이 오는 경우, 또는 발을 헛디뎌 몸의 균형을 잃었을 때 의도치 않게 넘어지거나 미끄러지는 걸 말한다.
- 약과 낙상이 연관이 있나?
- 약의 부작용 때문에 주의력이 떨어지거나 운동 반사가 둔해져 낙상의 위험을 높이는 경우가 있다. 약물이 신경계에 작용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낙상 위험은 복용하는 의약품 성분 수가 많을수록 높아진다. 서로 다른 성분의 의약품 9개를 복용하면 4개 복용할 때보다 낙상 위험이 3.3배 높아진다.
- 낙상과 연관이 있는 약엔 어떤 것이 있나
- 치매 치료제 성분(도네페질, 갈란타민, 리바스티그민 등)과 당뇨 합병증인 말초신경병증 치료제 성분(가바펜틴, 프레가발린 등)이다. 트라마돌 등 마약성 진통제, 아미트립틸린과 같은 항우울제, 항부정맥제, 이뇨제, 혈관 확장 작용이 있는 항고혈압제도 낙상을 일으킬 수 있다. 수면제나 신경안정제로 사용되는 벤조디아제핀 계열 의약품이나 수면제인 졸피뎀도 낙상을 일으킬 수 있는 약이다.
- 그럼 약을 안 먹어야 하나?
- 아니다. 낙상만을 생각하고 복용 중이던 약을 갑자기 끊으면 질환이 더 악화한다. 복용하는 약 가짓수가 많을수록 낙상 위험이 커지므로 치료에 필요한 최소한의 약만 먹으면 된다. 이때 의약품을 임의로 빼거나 추가하지 말고 의·약사 등 전문가의 지시를 따른다.
- 낙상은 어디서 잘 발생하나
- 주로 침실, 욕실, 부엌에서 일어난다. 약 10%는 계단을 내려가면서 발생한다. 아침에 일어나 침대에서 내려올때, 밤에 일어나 화장실에 가다 문틀에 걸려 넘어질 수 있다. 이동 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 노인 스스로 챙길 예방법은
- 의자에 올라가 물건을 직접 꺼내거나, 높은 곳에 올라가지 말고 옆에 있는 사람에게 부탁하는 게 좋다. 운동도 중요하다. 한 가지 운동법보다는 여러 가지를 혼합한 운동이 낙상 빈도를 줄일 수 있다. 본인의 신체 상태를 고려해 실내 자전거, 수영, 아령을 이용한 근력운동 등을 꾸준히 하는 게 필요하다.
- 가족이 도울 예방법은.
- 낙상 예방을 위해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좋다. 침실과 욕실은 조명을 적절히 유지한다. 침대 높이는 침대에 무릎을 90도로 구부리고 앉았을 때 바닥에 발이 닿을 정도로 맞춘다. 욕실 등 미끄러지기 쉬운 곳엔 벽에 손잡이를 달고 부드러운 재질의 바닥재를 깐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