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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의 상원의원 전원 대북 브리핑 … 국무·국방·DNI 총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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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26일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대북 브리핑’에 참석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왼쪽)과 조셉 던퍼드 합참의장(오른쪽)이 경호요원의 안내를 받고 있다. [AP=뉴시스]

26일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대북 브리핑’에 참석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왼쪽)과 조셉 던퍼드 합참의장(오른쪽)이 경호요원의 안내를 받고 있다. [AP=뉴시스]

상원의원 100명과 보좌진을 태운 7대의 버스가 백악관 아이젠하워 빌딩에 도착한 것은 26일 오후 3시(현지시간).

백악관 75분 브리핑 막전막후 #의원 100명 태운 버스 7대 진풍경 #트럼프, 5분 머무르며 북핵 설명 #외교·안보·정보 수장들 공동성명도 #“대북정책 혼선 불식하려는 의도” #“특별한 정보 없었다” 반응 엇갈려

상원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한 백악관 ‘대북정책 브리핑’은 초유의 일이다. 보통은 군사위원회 같은 소위원회가 대상이다. 이 때문에 “뭔가 중대한 결정을 앞두고 의회의 양해를 구하려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그래서인지 CNN 등 미 방송사들은 상원의원들이 의회에서 백악관으로 떠나기 한 시간 전부터 현장을 연결하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의원들은 통신보안상 휴대전화를 비롯한 모든 통신기기를 버스에 놔두고 브리핑장에 입장해야 했다. 브리핑 내용이 모두 ‘기밀정보’로 분류돼 보좌진은 아예 건물 입장이 금지됐다. 진풍경이었다.

브리핑은 75분간 계속됐다. 뉴욕타임스는 백악관 관리의 말을 인용, 트럼프가 머문 시간은 5분 정도였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퇴장 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댄 코츠 국가정보국(DNI) 국장, 조셉 던퍼드 합참의장이 번갈아가며 북한 상황과 미국의 대응 방안을 설명했다. 행정부 수뇌부는 하원을 방문, 하원의원들에게도 같은 내용을 설명했다. 의원들로부터는 “군사행동을 하면 어떤 상황이 예상되느냐” 등의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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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쿤스(민주) 상원의원은 브리핑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정신이 번쩍 들었다(sobering)”며 “실존하는 안보 위협에 대한 정부의 계획을 들었다”고 말했다. 코리 가드너 상원 외교위원회 아태소위원장은 “우리 의원들은 외교적 측면에서 모든 옵션을 행사하기까지는 앞으로도 길고 긴 여정이 남아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태미 더크워스(민주) 상원의원은 “신문에 나온 내용 이외의 정보를 얻지 못했다”며 “겉만 번지르한 광고(dog and pony show) 같았다”고 했고, 리처드 블루멘털(민주) 상원의원도 “난 왜 (이 정도 내용의 브리핑 때문에) 상원의원 전원이 백악관으로 와야 했는지 모르겠다”고 비난했다. 이날 외교·안보·정보 수장이 전례 없는 공동성명을 낸 것과 관련, 트럼프 정부 내 혼선을 불식시키기 위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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