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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숙, '정유라 신경 써달라'는 말 "청탁이라 생각 안 해"

중앙일보

입력

김경숙 전 이화여대 신산업융합대학장 [중앙포토]

김경숙 전 이화여대 신산업융합대학장 [중앙포토]

김경숙 전 이화여대 신사업융합대학장이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의 부정입학과 관련해 '입학청탁'을 받은 사실을 부인했다.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김수정) 심리로 열린 최순실(61) 씨와 최경희(55) 전 이대 총장 등 6명 업무방해 혐의 4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 전 학장은 "2014년 9월 12일 한 호텔 커피숍에서 당시 김종(56)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건너 건너서 아는 집 아이가 이대 승마특기생에 지원했다'고 한 말을 입시 청탁으로 생각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특검이 "김 차관한테 최씨 딸 정유라(21) 씨가 이대 입시에 지원했으니 신경 써 달라는 부탁을 받은 게 아니냐"고 묻자 김 전 학장은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본인 목적이 있었을지는 모르지만 나는 갑자기 김 차관 전화가 와서 밖에 나간 것이고 (김 차관이) 하는 말을 들었을 뿐"이라고 답했다.

김종 전 차관과 김 전 학장 사이에 전화통화가 오간 사실과 관련해서도 김 전 학장과 김종 차관의 진술이 엇갈렸다.

최씨의 변호인이 김 전 학장에게 "김종 전 차관은 대질신문 때 '김 전 학장이 먼저 연락했다'고 말했다"고 말하자. 김 전 학장은 "내가 전화할 이유가 없다"라며 "김종 전 차관이 먼저 전화했다"라고 대답했다.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사진 김현동 기자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사진 김현동 기자

김종 전 차관은 앞선 진술에서 이와 다른 증언을 한 바 있다.

지난 17일 김 전 학장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종 전 차관은 "내가 당시에 '아는 사람 부탁이다. 체육특기생으로 지원한 '정유연'이라는 학생을 신경 좀 써달라'고 했다"라며 "그랬더니 김 학장이 '정윤회 씨 딸이 아니냐'고 물어봐서 속으로 많이 놀랐다"고 증언했다.

또 당시 김종 전 차관은 "김 전 학장이 정씨를 잘 안다면서 잘 챙겨본다고 했기 때문에 당시 정씨 입학을 도와줄 것으로 생각했다"라며 "그래서 최씨한테도 바로 알렸고, 최씨도 고마워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26일 김 전 학장은 지난 김종 전 차관의 진술을 부인했다.

특검이 "김종 전 차관은 김 전 학장에게 '아는 사람 부탁인데 이대 승마 특기생 정씨가 있으니 신경 써 달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라고 물어보자, 김 전 학장은 "나는 '신경 써달라'는 얘기를 못 들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 김 전 학장은 "김종 전 차관 말을 부탁이 아니라 알리는 의미로 생각했다"라며 "김종 전 차관 말을 듣고 나는 '아시다시피 입학 문제는 학장인 나한테 아무런 권한이 없다. 소용없다'고 답했다"라고 밝혔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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