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라이프 트렌드] 일회용 NO, 재활용 YES … 맑은 공기 마시는 지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1면

아름다운 지구 지키는 ‘에코 라이프’

해변 폐기물을 재활용해 만든 ‘H&M 컨셔스 익스클루시브 컬렉션’ 드레스.

해변 폐기물을 재활용해 만든 ‘H&M 컨셔스 익스클루시브 컬렉션’ 드레스.

4월은 우리가 사는 지구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달이다. 식목일, 지구의 날에는 각계에서 환경 관련 다양한 행사를 연다. 환경을 보호하고 에너지를 절약하는 일은 지구를 지키는 일일 뿐만 아니라 나를 지키는 일이다. 지구와 사람을 생각하는 아름다운 소비 트렌드를 제안하는 이유다.

버려진 플라스틱으로 만든 옷 #NASA ‘지구 입양하기’ 캠페인 #민관 협력 기후변화 대책 마련

이달 초 서울 청담동 H&M 쇼룸에서 열린 ‘2017 H&M 컨셔스 익스클루시브 컬렉션’. 잔잔한 러플 장식이 달린 복숭앗빛 드레스가 방문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여성미가 돋보이는 이 드레스에는 반전이 숨어 있다. 해변에서 수거한 플라스틱으로 제작한 재활용 폴리에스테르 바이오닉을 포함해 지속가능한 소재로 제작된 것이다. 이 컬렉션에는 ‘옷 쓰레기’를 양산한다는 오명을 벗고 미래를 지향하는 의지가 담겨 있다. H&M은 전 제품의 26%를 이러한 소재로 만들고 있다. 2020년까지 전체 면 제품을 지속가능한 소재로 대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H&M의 수석 디자이너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퍼닐라 울파르트는 “컨셔스 익스클루시브 컬렉션을 구상하면서 제품의 형태뿐 아니라 느낌, 소리까지 생각했다”며 “지속가능한 소재를 통해 지구를 보호하면서도 멋스러운 스타일을 완성하는 방법을 알리고 싶었다”고 전했다.

‘지구의 날’ 전후 다채로운 행사

청소년 에코 리더를 양성하는 환경교육 프로그램인 ‘글로벌 에코 리더’의 활동 모습.

청소년 에코 리더를 양성하는 환경교육 프로그램인 ‘글로벌 에코 리더’의 활동 모습.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가 잇따르면서 지구와 환경을 생각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친환경, 자연주의에 초점을 맞춘 ‘에코 라이프(Eco-life)’가 화두인 가운데 4월 22일 지구의 날을 기념해 전국 곳곳에서 지구를 지키기 위한 다양한 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지구의 날은 1969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한 원유 유출사고를 계기로 1970년 4월 22일 미 상원의원 게이로드 닐슨과 하버드대학생 데니스 헤이즈가 기념행사를 개최한 데서 시작됐다. 이후 환경보호의 필요성을 촉구하고 실천을 유도하는 민간 중심 운동으로 발전했다. 우리나라는 1995년부터 민간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매년 전국적인 지구의 날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지구의 날을 맞아 이색적인 캠페인을 펼친다. NASA는 지구를 평균 폭 55마일(약 88㎞)의 6만4000조각으로 나눠 개인이 이것을 한 조각씩 무료로 입양하는 ‘지구 입양하기’를 홈페이지에서 진행하고 있다. 입양할 지구 조각은 무작위로 선정된다. NASA는 참가자에게 각 구역의 세부 정보를 담은 과학 데이터를 제공하며, 참가자는 지도를 움직여 세계 곳곳의 다른 조각도 둘러볼 수 있다. 기후변화 등 지구 환경에 대한 인식을 높이려는 취지의 캠페인으로, 참가자는 입양한 지구 조각에 대해 법적 권리를 갖지는 않는다. 대신 참가자는 인쇄하거나 소셜미디어에 공유할 수 있는 지구 입양 인증서를 받는다.

환경부는 매년 지구의 날을 전후한 1주일을 기후변화 주간으로 정해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리며 저탄소 생활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계기로 활용하고 있다. 올해는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를 비롯해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지자체, (재)기후변화센터, 시민단체 등이 참여한다. 20일엔 기후변화와 지속가능한 동계올림픽 국제세미나, 22일엔 지자체 주관으로 공공건물 및 타워·다리·대형건물 등 주요 상징물을 중심으로 10분간 소등행사가 진행됐다.

청소년 에코 리더를 양성하는 환경교육 프로그램인 ‘글로벌 에코 리더’의 활동 모습.

청소년 에코 리더를 양성하는 환경교육 프로그램인 ‘글로벌 에코 리더’의 활동 모습.

환경부가 운영하는 기후변화 캠페인 영상(유튜브), 재활용품 DIY(블로그), 나우공감(페이스북) 등의 콘텐트를 통해 지구를 지킬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엿볼 수 있다. 염정섭 환경부 대변인실 뉴미디어홍보팀장은 “국민들이 저탄소 생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일상 속에서 공감할 수 있도록 환경부 공식 SNS 채널 ‘자연스러움’에서 생활 속 작은 실천을 제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부 SNS, 생활 속 실천 제안

H&M 컨셔스 익스클루시브 컬렉션’에 사용된 재활용 폴리에스테르·플라스틱 등 지속가능한 소재.

H&M 컨셔스 익스클루시브 컬렉션’에 사용된 재활용 폴리에스테르·플라스틱 등 지속가능한 소재.

미래 세대를 이끌어 나갈 청소년들도 환경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친환경 생활습관과 리더십을 갖춘 청소년을 양성하는 환경 교육 프로그램인 ‘글로벌 에코리더’에는 작은 행동으로 세상을 바꾸는 아이들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무궁무진하다. 지난해에는 ‘자원 순환’을 주제로 초·중등생 370명, 총 70개 팀이 1년간 에코리더 활동을 했다.

글로벌 에코리더 환경부 장관상을 수상한 ‘다시쓸래’ 팀은 국립중앙박물관, 한글박물관, 민속박물관 등지에서 재활용 분리배출 실태를 조사한 뒤 박물관 홍보물 제작 수량을 줄이고 QR코드를 활용하는 아이디어를 내놨다. 이 팀의 최연재(언북초 6학년)양은 “박물관을 자주 가는데 한 번 보고 버리는 일회용 브로셔를 재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게 됐다”며 “에코리더로 활동하면서 환경오염을 덜 일으키는 상품을 개발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일상생활에서 조금만 불편을 감수한다면 에코라이프 실천은 그리 어렵지 않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생활 속에서 꾸준한 실천을 강조한다. 더울 때는 시원하게, 추울 때는 따뜻하게 입고 냉난방 온도를 ±2도 조절해 보자. 쓰지 않는 플러그는 뽑아두고 음식물은 먹을 만큼만 요리해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전자기기를 사용하면 탄소 배출을 훨씬 줄일 수 있다.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고 천연세제나 천연화장품을 사용하는 것은 기본이다. 생필품을 구매할 때에도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꼼꼼히 따져 보자. 제품 소재는 물론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문제까지 생각해야 한다. 생산 과정뿐 아니라 제품 수송 과정에서도 어마어마한 CO2 가 배출되기 때문이다. 에코라이프는 우리의 삶을 건강하고 윤택하게 만들어줄 뿐만 아니라 후손들에게 하나뿐인 지구를 물려줄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다.

홍수종 서울아산병원 환경보건센터장은 “현재 우리나라 기후변화 관련법은 온실가스 배출 등을 관리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라며 “배출량 관리도 중요하지만 기후변화로 인한 산모·소아·노약자 등 건강 취약계층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 연구를 비롯해 교육·홍보 등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진 기자 jinnylamp@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