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목포시가 가로수의 일부를 잘라내고 만든 조각품에 대해 네티즌을 중심으로 '잔인한 조각'이라는 비난이 쏟아지자 서둘러 밑동까지 잘라내는 해프닝을 벌였다.
10일 목포환경운동연합과 시민들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말 북항동 시 보건소 정문에서 서부초등학교 앞길까지 심어진 높이 5m 이상 되는 30년생 메타세쿼이아 30그루를 3m가량씩 잘라냈다. 자른 나무(사진)에는 그루당 20여만원을 들여 시를 상징하는 마크와 홍어.조기 등 지역특산물, 국화 등 다양한 종류의 조각품을 만든 뒤 빨갛고 노랗게 색칠했다.
그러나 목포시청에는 "살아 있는 나무를 조각하는 것은 너무 잔인하다"는 항의전화가 하루에 수십 통씩 걸려왔다. 또 목포시 홈페이지 등에도 '이건 탁상 행정도 아니고 엽기 행정이거나 개그 행정이다. 정말 기가 막힌다''마치 교수형을 시킨 뒤 저잣거리에 내놓은 것 같다'는 등의 비난 글이 무더기로 올라왔다. 목포환경운동연합 유영업 사무국장은 "살아 있는 나무를 고문하는 상식 이하의 발상을 누가 계획하고 실행했는지 밝혀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이 항의가 빗발치자 목포시는 10일 오후 메타세쿼이아를 밑동까지 모두 베어버렸다.
시 관계자는 "도시 미관을 살리기 위해 만든 조각품인데 잔인하다는 비난이 거세 베어 버렸다"며 "나무 조각들은 잘 다듬어 북항 완충녹지 산책로에 전시하겠다"고 밝혔다.
목포=서형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