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해외투자 사상 최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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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안산에서 스웨터용 실을 만드는 서린통상은 지난해 10월 중국 산둥성으로 공장을 옮겼다. 80명이던 직원 수가 중국 이전 후 200여 명으로 늘었지만 인건비 부담은 되레 크게 줄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인건비 부담을 줄이려 구조조정도 하고 노동부 지원으로 유급휴직도 해봤지만 효과가 적어 고민 끝에 중국으로 이전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내기업의 해외투자 규모가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또 고임금 등 기업환경 악화에 민감한 중소기업과 제조업의 해외투자가 갈수록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지난해 모두 4365건, 63억9800만 달러를 해외에 투자했다. 이는 2004년에 비해 건수로는 15.8%, 액수로는 7.2% 늘어난 것이다. 이 액수에다 올해 이후 신규 또는 추가 투자 금액을 합한 해외투자 신고액은 4472건, 90억4100만 달러에 달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전체 해외투자액의 절반이 넘는 35억8747만 달러였다. 도소매(9억7315만 달러)와 서비스업(5억6291만 달러)의 비중도 컸다. 특히 제조업의 경우 2002년 이후 주춤하던 '탈출 러시'가 재연될 조짐이다. 제조업의 해외 진출은 외환위기를 넘긴 국내 대기업의 해외진출이 본격 재개된 2001년을 정점으로 수그러드는 추세였으나 지난해에 2001년(38억2001만 달러) 수준에 육박했다.

기업규모로는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해외 투자목적은 지난해의 경우 수출 촉진(1074건)에 이어 저임금 활용(995건), 선진 기술 도입(132건) 등의 순이었다.

나현철.임장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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