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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멕시코는 국경 장벽 건설 비용 결국 내게 될 것" 압박

중앙일보

입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에 국경 장벽 설치 비용을 대라고 다시 한 번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매우 필요한 국경 장벽을 건설하는 데 우리가 먼저 예산 투입을 할 수 있고, 멕시코는 어떤 형태로든 그 비용을 대게 될 것”이라고 못박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을 두고 "멕시코는 어떤 형태로든 비용을 대게 될 것"이라 재차 압박했다. [사진 월스트리트저널 홈페이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을 두고 "멕시코는 어떤 형태로든 비용을 대게 될 것"이라 재차 압박했다. [사진 월스트리트저널 홈페이지]

그러면서 “민주당은 미국-멕시코 장벽이 마약과 MS-13과 같은 갱단을 막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장벽 설치에 예산을 쓰기 원하지 않는다”는 트윗도 올렸다. 이번 주에 진행될 미 의회 예산안 최종 협상을 앞두고 장벽 건설에 예산 투입을 반대하고 있는 민주당을 압박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미 의회에 올해 회계연도 추가예산안을 요청하며 ‘국경 장벽 건설 비용’으로 14억 달러(약 1조 5900억원)를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민주당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이 장벽은 옳지 않을뿐더러 막대한 비용이 든다. 납세자들에게 수십억 달러의 비용을 부담하게 하는 백악관의 요구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난감한 입장에 처했다. 취임 100일도 되지 않아 ‘반이민 행정명령’ ‘트럼프 케어’ 등 강력하게 추진한 정책들이 잇따라 좌절된 상황에서, 선거운동 때부터 줄기차게 주장해온 ‘미국-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 또한 무산되면 지지층이 분열될 수 있어서다.

그러자 측근들도 급히 ‘장벽 홍보’에 나섰다. 레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최근 NBC에 출연해 “국경 장벽은 우리에게 꼭 필요하다”고 거듭 주장했고, 존 F 켈리 국토안보부 장관,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또한 CNN 등과의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는) 이 옳은 일을 확실히 할 것”이라고 대통령을 지지했다.

하지만 미 언론들은 장벽 건설 추진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민주당뿐 아니라 일부 공화당 의원들 또한 장벽 건설 비용을 마련하는 게 꼭 필요한 일이라고 보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또한 “장벽이 건설될 텍사스, 뉴멕시코, 애리조나, 캘리포니아 주를 대표하는 상하원 의원들에게 물은 결과, 장벽 예산안을 지지하는 의원은 한 명도 없었다”며 정부와 의회 간 예산 협상이 쉽지 않을 것임을 전망했다.
한편 멕시코 정부는 장벽 건설에 한 푼도 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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