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경찰관 부인들이 에펠탑에 모인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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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경찰관 부인들이 거리로 나왔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지난 22일 프랑스 파리 에펠탑에 '화난 경찰관들의 부인'이라는 이름을 내건 여성 100여명이 모였다. 이들의 손에는 '과부가 되기에는 너무 젊다', '내 경찰관은 건드리지 마라', '경찰들은 충분히 죽었고 불탔다' 등의 플래카드가 들려 있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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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현지시간) 샹젤리제 거리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테러로 경찰관 그자비에 쥐줄레(37)가 숨지고 다른 경찰관 2명이 중상을 입었다. 이에 분노한 경찰관 부인들이 행동에 나선 것이다.

플래카드를 들고 거리행진을 마친 여성들은 검은색 풍선과 분홍색 풍선을 차례로 날렸다. 검은색은 희생된 경찰들에 대한 추모를, 분홍색은 뒤에 남겨진 경찰 가족들을 의미했다.

18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국가비상사태로 프랑스 경찰과 군인들은 업무 과중으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프랑스에선 130명이 희생된 2015년 11월 파리 바타클랑 극장 테러 이후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 의한 테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월에는 루브르 박물관에서 경계 근무를 서던 군인이 흉기 테러를 당해 다쳤고, 지난달에는 파리 외곽 오를리 공항에서 총기를 탈취하려던 남성이 군인과 몸싸움을 벌였다. 대선 전날인 22일에도 파리 북역(北驛)에서 칼을 소지한 남성이 경찰관들에게 접근하다 무장경찰에게 체포되는 일이 있었다.

마린 르펜 유세장에서 프랑스 국기를 흔들고 있는 지지자들. 유럽연합 깃발은 찾아볼 수 없다. [파리=김성탁 특파원]

마린 르펜 유세장에서 프랑스 국기를 흔들고 있는 지지자들. 유럽연합 깃발은 찾아볼 수 없다. [파리=김성탁 특파원]

또 대통령 선거운동 중 유세장마다 반대파 시위대가 몰려 후보 경호에 애를 먹기도 했다. 후보들은 반대자들에게서 밀가루나 달걀 세례를 받는 등 곤욕을 치렀다. 일부 과격시위에 경찰이 최루탄을 발사하는 일도 있었다.

한편 프랑스는 지난 23일 군경 12만명이 테러에 대비한 특별 경계근무를 서는 가운데 대선 1차투표를 치렀다. 주요 여론조사기관들의 출구조사 결과, 중도신당의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와 극우 성향인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후보가 1∼2%포인트의 근소한 차이로 각각 1·2위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표로 순위가 확정되면 두 후보는 2주 뒤 치러지는 결선투표에서 맞붙는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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