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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집서 고민하는 취준생에게 직장인 선배가 준 100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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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공부 중인 인문계 취준생의 뒷모습 [중앙포토]

도서관에서 공부 중인 인문계 취준생의 뒷모습 [중앙포토]

대학생 4명이 '사람을 찾는다'는 글을 올렸다. 신촌의 한 술집에서 만난 이름 모를 학교 선배가 자신들에게 택시비를 나눠줬는데 알고보니 각각 100만 원 씩 총 400만원을 받은 것이었다. 이들은 연세대학교 페이스북 페이지 대나무숲에 이같은 사연을 올리며 그날 밤, 신촌 모 파전 집에서 저희에게 택시비를 주신 이름 모를 선배를 찾는다고 말했다.

사연을 올린 A씨에 따르면 사건(?)이 발생한 건 지난 4월 9일이었다. A씨를 포함한 친구 4명은 신촌 모 파전집에서 술을 마시며 취업 준비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 때 옆 테이블에는 학과 선배 일행이 있었다. 이들은 취준생 후배들과 합석해 이런 저런 조언을 나눠줬다. 항상 궁금했던 현업 종사자와의 만남은 A씨를 비롯한 취준생 동기들에게 큰 힘이 돼 줬다.

A씨와 동기들은 좋은 이야기도 듣고 많이 먹기도 해서 정신 없는 와중에 술값을 계산하고 막차를 놓치지 않기 위해 자리를 나왔다. 그러자 직장인 선배들은 "그러면 안된다. 택시비라도 주겠다"며 돈을 쥐여줬다. 택시를 타고 나중에 확인해 보니 선배가 쥐여준 돈은 100만원 권 수표였다. A씨 뿐 아니라 다른 동기들도 마찬가지였다. 이에 A씨는 모교 대나무숲에 글을 게재했다. "전화번호를 실수로 저장하지 못해서 연락을 못 드렸는데 실수로 주신 돈인 것 같다. 돌려드리고 싶다"는 제보였다.

이후 약 열흘 만에 A씨는 선배를 찾았다는 내용의 후기 글을 게재했다. 선배에게 연락은 없었고, A씨가 학과 사무실을 통해 직접 수소문해 선배의 번호를 알아내 연락을 드린 것. 알고 보니 선배는 "100만원권 수표인 것을 알고도 A씨와 동기들에게 건넨 것"이라 말했다. 선배는 "면접 볼 양복을 사입으라"며 A씨를 격려했다. 팍팍한 취업 준비 기간, 열심히 달려보지만 돈도 부족하고 모든 게 막막하기만 한 때 처음 본 선배의 따뜻한 격려를 받은 A씨는 "저도 훗날 후배들에게 용돈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더 열심히 살겠다"는 후기를 남겼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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