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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 농협 은행강도 검거…자전거가 결정적 단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20일 경북 경산시 자인농협 하남지점에 침입해 현금 1563만원을 빼앗아 달아난 총기강도 용의자가 22일 오후 충북 단양에서 검거됐다. 22일 경찰 관계자들이 검거한 용의자를 경산경찰서로 압송하고 있다. 경산=프리랜서 공정식

지난 20일 경북 경산시 자인농협 하남지점에 침입해 현금 1563만원을 빼앗아 달아난 총기강도 용의자가 22일 오후 충북 단양에서 검거됐다. 22일 경찰 관계자들이 검거한 용의자를 경산경찰서로 압송하고 있다. 경산=프리랜서 공정식

지난 20일 경북 경산시 한 농협에서 총기를 들고 들어가 은행을 턴 용의자 김모(43)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범행 직후 도주에 사용한 자전거가 결정적 단서가 됐다.

충북 단양 한 리조트 주차장서 검거 #검거 후 "총기와 옷은 버렸다" 진술 #외국인일 것이라 추정했지만 한국인

기씨는 22일 오후 6시47분쯤 충분 단양에 있는 한 리조트 주차장에 있다 검거됐다. 수사 초기 경찰은 용의자가 어눌한 한국말을 사용한 점으로 미뤄 외국인일 것으로 추정했지만 한국인인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 당시 범인은 "(돈을) 담아" "핸드폰" "(금고) 안에" 등 간단한 단어를 반복하고 주로 몸짓을 사용했다. 이에 따라 그가 일부러 외국인인 척 연기를 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경찰은 사건 현장 주변 폐쇄회로TV(CCTV)를 분석해 자전거를 싣고 이동하는 화물차를 발견했다. 김씨는 범행 직후 농협 건물 앞에 세워둔 자전거를 타고 달아났었다. 경찰은 화물차에 실린 자전거가 용의자의 자전거와 비슷하다고 보고 이 화물차 운전자를 유력한 용의자로 봤다.

20일 오전 경북 경산시 자인면 자인농협 하남지점에서 한 괴한이 총을 들고 직원들을 위협하고 있다. [사진 경산경찰서]

20일 오전 경북 경산시 자인면 자인농협 하남지점에서 한 괴한이 총을 들고 직원들을 위협하고 있다. [사진 경산경찰서]

용의자가 달아난 후 경찰은 CCTV를 통해 그가 범행 현장에서 150m 정도 떨어진 하천(오목천) 쪽으로 간 것을 확인했다. 그 뒤 종적을 찾지 못해 200여 명을 동원해 수색에 나섰다. 오목천 주변에서 버려진 자전거 몇 대를 발견하긴 했지만 범행과는 상관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인비행기(드론)까지 동원했지만 이렇다 할 흔적을 찾지 못했다. 그러다 주변 CCTV에서 짐칸에 자전거를 싣고 이동하는 화물차를 발견했다. 결국 그가 범행에 사용한 자전거가 발목을 잡았다.

김씨는 검거 직후 범행 사실을 시인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그는 경찰에게 "총기와 옷은 버렸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그가 총기와 의류를 정확히 어디에 버렸는지 조사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그가 총기를 어디서 구했는지, 범행 동기는 무엇인지 등도 밝혀낼 방침이다.

앞서 김씨는 20일 오전 11시55분쯤 경북 경산시 남산면 자인농협 하남지점에 들어가 총을 들고 직원 3명을 위협해 4분 만에 현금 1563만원을 훔쳐 달아났다. 이 과정에서 그는 들고 있던 45구경 권총으로 총알 1발을 발사했다. 다친 사람은 없었다.

경산=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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