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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 총기강도 사용 탄환은 '1943년산 미국제'

중앙일보

입력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용의자의 도주 장면. 차량 블랙박스에 찍힌 영상을 SNS 이용자가 올렸다. [페이스북 페이지 '실시간경산' 캡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용의자의 도주 장면. 차량 블랙박스에 찍힌 영상을 SNS 이용자가 올렸다. [페이스북 페이지 '실시간경산' 캡쳐]

지난 20일 경북 경산시 한 농협에서 총기를 들고 은행을 턴 용의자가 범행 24시간 가까이 지난 현재까지도 도주 중이다.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TV(CCTV)와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분석하는 한편 예상 도주로와 주변 공단을 중심으로 탐문 수사를 벌이고 있다. 신고 보상금도 3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높였다.

범행 약 24시간 지난 현재 행방 오리무중 #경찰 2중대 규모 인력 동원해 주변 수색 #아직 권총 못 찾아 2차 피해 우려도 제기

앞서 20일 오전11시55분쯤 모자와 복면을 한 괴한이 경산시 남산면 자인농협 하남지점에서 총기를 들고 들어와 현금을 훔쳐 달아났다. 피해 금액은 1563만원으로 확인됐다. 용의자는 현금을 빼앗는 과정에서 권총을 한 차례 발사했다. 총알은 은행 내부 컴퓨터 서버 뒤 벽으로 날아갔다. 다친 사람은 없었다. 은행을 턴 뒤 용의자는 건물 앞에 세워둔 자전거를 타고 자인 방면으로 달아났다.

경찰은 용의자가 쏜 총알이 1943년 미국에서 생산된 것이라고 밝혔다. 제작된 지 70년 이상 된 미국산 총알이 국내에서 흔히 사용되지 않는 만큼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주변 폐쇄회로TV(CCTV) 등을 확인한 결과 용의자가 범행 55분 전인 오전 11시부터 주변을 배회하고 있었던 것을 포착했다.

용의자가 자전거를 타고 달아날 때 세 갈래길 중 오목천 방면으로 방향을 잡은 것도 추가로 확인했다. 나머지 두 도로 쪽을 비추고 있는 CCTV를 확인한 결과 용의자는 찍혀 있지 않았다. CCTV를 설치해 둔 공장과 창고 주인은 "범행 시간 전후 CCTV 녹화 영상을 확인해 봤는데 도로 앞을 지나가는 사람이 없었다"고 전했다.

범행 후 예상 도주로. 차도가 아닌 비포장 샛길로 향한 모습이 확인됐다.

범행 후 예상 도주로. 차도가 아닌 비포장 샛길로 향한 모습이 확인됐다.

하지만 아직까지 주변에서 용의자가 사용한 권총이나 자전거, 옷가지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 공개수사로 전환해 수배 전단지를 배포했지만 경찰에 들어온 의심 신고도 없는 상태다. 총기나 의류를 도난 당했다는 신고도 들어오지 않았다. 공범 여부도 파악되지 않고 있다. 범행 당시 용의자가 입고 있던 등산복의 브랜드, 권총의 직접 제작 여부 등도 밝혀내지 못했다.

경찰은 2개 중대 규모 인력을 동원해 용의자의 도주로를 중심으로 증거가 있는지 살피고 있다. 주변 총기업소나 자전거 판매소도 특이 사항이 없는지 확인 중이다. 용의자가 어눌한 말투를 사용한 점으로 미뤄 외국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주변 공단에서도 탐문 수사 중이다.

이승목 경북경찰청 강력계장은 "용의자가 권총을 갖고 있는 만큼 2차 피해가 있을 수 있어 경찰력을 최대한 동원해 수사를 펼치고 있다"며 "이른 시일 내 범인이 검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경산=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경북 경산경찰서가 배포한 수배전단지.

경북 경산경찰서가 배포한 수배전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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