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설득력이 있는 분석입니다. 그만큼 중국은 미국의 군사력에 꿀리지 않는다는 걸 팡 참모장의 존재로 대신하려 한 겁니다. 미군이 요즘 팡이 어떤 인물인지 집중 연구한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중국군 ‘요주의 인물 1호’라는 얘기입니다. 팡은 중국 군에서 그런 위치에 있는 인물입니다.
美·中 정상회담, 이례적 중국 총참모장 참석 #중국군 ‘요주의 인물 1호’, 팡펑후이 총참모장 #중국 ICBM 공개도 그가 주도, 무력 과시 목적 #시진핑의 중국군 개혁 중심에도 ‘중추’ 역할
팡은 2014년에 처음 미국을 방문했습니다. 당시에도 참모장 신분이었죠. 남 중국해와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토 분쟁으로 아·태지역 긴장이 고조되고 있었던 때였습니다. 그는 미국 제2대 해군기지인 샌디에이고에 도착해 미국 제3함대를 둘러보고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과 연안전투함 ‘코로나도’에 승선했습니다. 미 해군 전력의 핵심인 항모에 올라 그는 중국 항모를 고민했다고 하죠. 아마 중국의 첫 항모인 랴오닝함의 ‘초라함(?)’에 이를 갈았을 겁니다.
이때 공개된 대륙 간 탄도미사일(ICBM)인 ‘둥펑(東風)-41’은 사거리 1만 4000㎞로 핵탄두 6개를 탑재할 수 있는 신무기였습니다.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쥐랑(巨浪) 2호’도 선을 보였는데 사거리가 8000㎞로 남중국해에서 미국 본토까지 타격이 가능하지요. 한 마디로 전 세계를 향해 무력을 과시한 건데 이런 전략 무기 공개를 팡 참모장이 주도했다고 합니다.
팡펑후이는 열병식에 앞서 신화통신과 인터뷰를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결기를 다집니다.
109년 전 서방세계 8개 국가가 중국을 침략해 천안문 광장에서 열병식을 했다. 아편 전쟁 후 반식민지의 반봉건 사회로 전락한 중화민족은 거대한 치욕을 받았다. 잊지 않겠다. 이제 우리는 다시는 외세의 유린을 용납하지 않을 충분한 역량을 지닌 군대를 양성했다.
이 결기에 중국인들은 환호했고 열병식이 끝나자 그는 상장으로 승진합니다. 북핵 문제로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요즘, 한국에도 6.25의 치욕, 일제의 치욕, 호란의 치욕 등 그 많은 국치를 잊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장군 한 명쯤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는 산시(陝西) 성 셴양(咸陽)시 빈(彬) 현 청관(城關) 진이라는 농촌에서 태어났습니다. 중국군이 워낙 보안을 중시한지라 그의 어릴 적 생활은 알려진 게 거의 없습니다. 그가 인민 해방군에 입대한 것은 17세인 1968년 2월이었습니다. 워낙 학구열이 높아 국방대학에서 전략 지휘를 전공하고 시안 정치학원에서 법학까지 공부했습니다. 전공은 문과 쪽인데 그는 정보전 전문가입니다. 지금도 자신이 직접 군 관련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무선통신ㆍ전자 분야에 관한 논문을 발표할 정도로 과학기술에 전문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평소에 그는 "앞으로 중국군이 정보화 개혁을 하지 않으면 하늘이 두 쪽 나도 미군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이게 시진핑 주석의 눈에 쏙 들었습니다.
그는 “신세대 사병들은 개성이 강하기 때문에 이들간의 화합이 중요하다”며 “지휘관은 새로운 시각, 새로운 사고방식으로 병사들을 관리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또 “기층 간부들의 역할이 중요하며 사병들 간의 갈등을 해소하는 것은 일선 장교들의 책임”이라고 단언합니다. 장교들은 사병들로부터 존경을 받아야 하며 우선 언행일치를 해서 성숙한 인격을 보여야 한다는 겁니다.
그에게는 두 개의 취미가 두 개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우표 수집과 무선통신입니다. 그것으로 일반적인 군인들과 달리 차분하며 정적인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젊은 시절 열정을 가지고 했던 우표 수집은 시간이 많이 들기 때문에 일찍이 그만뒀습니다. 하지만 무선통신은 군에서도 많은 도움이 되기 때문에 여가시간이 날 때마다 즐깁니다. 그는 잡지 ‘무선통신(無線電)'을 정기구독한 지 20년이 넘었다고 하네요.
컴퓨터에 관한 관심도 많습니다. 컴퓨터 관련 잡지를 구독하며 한가할 때 컴퓨터실에 들어가 군사지휘 방면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며 전형적인 컴퓨터광의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정보화 시대에 딱 맞는 지휘관이죠. 그러나 그의 진면목은 앞에서 말한 그의 한 마디에 녹아있습니다. 다시는 청말의 치욕을 당하지 않겠다는 결기 말입니다. 시진핑이 군 현대화를 외치면서 결기와 정보화로 무장된 그를 총참모장으로 모신(?) 이유일 겁니다.
차이나랩 최형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