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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보잉 에어버스에 도전장... 상용 여객기 시장 진입 초읽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중국의 상용 여객기 시장 진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고속 활주 시험중인 C919 [상하이=신화통신]

고속 활주 시험중인 C919 [상하이=신화통신]

중국이 자체 제작한 첫 상용여객기 C919가 고속 활주 시험에 성공함으로써 지상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과정을 마치고 첫 비행만을 남겨두고 있다. 전세계 여객기 시장을 양분해 온 보잉과 에어버스에 중국이 도전장을 내는 셈이다.  

관영 언론에 따르면 C919는 16일 상하이 푸둥(浦東) 국제공항에서 고속 활주 테스트를 진행해 성공했다. C919는 중국의 항공기업체인 중국상용항공기(코맥ㆍCOMAC)에서 개발한 여객기다. 2008년부터 연구개발에 들어가 7년만인 2015년 11월 첫 출고된 이래 저속 활주와 중속 활주를 마친 상태다. 중국은 이번 고속 활주 시험에 이어 올해 안으로 시험비행을 끝내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정기 노선에 투입할 예정이다. 

C919는 좌석 규모상 중형으로 보잉 737기나 에어버스 320과 동급이다. 비행거리 1∼2 시간 정도의 노선에 적합하다.

중국이 여객기 시장에 뛰어든 것은 일차적으로는 자국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서다. 중국은 연간 항공이용객 4억8700만명으로 미국(6억5700만명)에 이어 세계 2위의 항공 시장이다. 해마다 승객이 급증하는 바람에 항공기 대수가 부족한 실정이다.  IATA(국제항공운송협회)는 “오는 2024년이면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항공시장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은 보잉이나 에어버스로부터 한꺼번에 여객기 수백대씩을 수입해 왔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등 역대 지도자들은 미국이나 유럽 순방길에 항공기 대규모 구매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이를 외교 카드로도 활용해왔다. 코맥의 여객기 생산이 궤도에 오르면 세계 여객기 시장에도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최대 수요 국가인 중국의 항공사들이 자국산을 우선 구매하면 안정적인 경영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코맥은 중국 동방항공과 지난해 11월 정식으로 C919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상하이를 허브로 하는 동방항공은 중국 3대 국영항공사 중 하나로 600여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에도 부산-상하이 노선 등을 운항하고 있어 앞으로는 C919가 한중 노선에도 투입될 가능성이 있다. 

나머지 국영항공사인 중국국제항공과 중국남방항공도 각각 20대씩 C919 구매의향계약을 코맥 측과 체결했다. 앞서 코맥은 C919 출시에 앞서 중국 최초의 제트엔진 소형 여객기 ARJ21-700을 제작해 시장에 진입했다. 관심은 C919가 성능과 안전성 등에 대한 시장의 테스트다. 

중국은 미국, 러시아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유인 우주도킹에 성공할 정도의 첨단 우주 항공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자신한다. 고속철도 분야에서 후발주자인 중국이 단기간에 세계 시장에 진출할 만큼 기술력과 뛰어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것처럼 여객기 시장에도 성공적으로 진입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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