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발 후보는 8일 중간개표 결과 75%의 득표율을 올린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부촌 지역에서도 일방적 우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경쟁자인 레슬리 마니가(75) 전 대통령과 사업가 출신의 샤를 앙리 바케르(50) 후보는 득표율이 각각 10%와 3%에 그쳤다.
미국이 바짝 긴장하는 이유는 프레발 후보가 2년 전 미국의 압력 속에 망명길에 오른 해방신학자 출신 장 베르트랑 아리스티드 전 대통령의 '정치적 분신'으로 각인돼 있기 때문이다. 프레발 후보는 1970년대 중반 반독재 민주화 운동을 주도하던 아리스티드와 인연을 맺은 뒤 30년 넘게 정치행로를 함께했다. 90년 집권한 아리스티드가 1년 뒤 군사 쿠데타로 1차 망명할 때는 자신도 그 뒤를 따랐다. 그로부터 3년 뒤 다시 대통령에 복귀한 아리스티드가 연임 제한 규정에 묶이자 이번엔 그의 공식 후계자로 출마해 96~2001년 대통령을 지냈다. 조용한 말투에 내성적이고 소탈한 성격으로 특히 빈민층의 절대적 지지를 받아왔다.
미국은 그러잖아도 중남미의 좌파 바람에 골치를 앓고 있는데 바로 턱밑의 빈국마저 '반미'로 무장하지는 않을까 적잖이 우려하는 모습이다. 미 행정부 관리들이 아이티 대선에 대해 일절 논평을 삼가는 게 미국의 고민을 바로 보여주고 있다.
박신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