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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M] '아빠는 딸', 뻔하지만 '빅재미'는 보장

중앙일보

입력

아빠는 딸

감독 김형협 출연 윤제문, 정소민, 이일화, 신구 장르 코미디 상영 시간 115분 등급 12세 관람가 개봉일 4월 12일

아빠는 딸 / 사진=영화사 제공

아빠는 딸 / 사진=영화사 제공

줄거리 딸 원도연(정소민)이 꿈꾸던 첫 데이트가 현실이 되던 찰나, 아빠 원상태(윤제문)가 절실한 승진의 기회를 잡나 싶던 그때, 아빠와 딸의 영혼이 바뀐다. 서로의 몸으로 살아야 하는 두 사람은 사생활은 물론, 마음까지 엿보면서 서로의 몰랐던 점을 알게 된다.

'아빠는 딸' 리뷰

별점 ★★★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의 영혼이 뒤바뀌는 ‘바디 체인지’는 그동안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봐 왔던 소재다. 그렇다면 ‘아빠는 딸’이 보편적인 바디 체인지 소재를 ‘얼마나 다르고 매력적으로 그렸는가’가 중요한 관람 포인트일 터.

결과적으로 말하면, 이야기는 식상하다. 하지만 에피소드는 코믹하고, 캐릭터는 꽤 매력적이다. 영화의 내용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역지사지(易地思之)’다. 회사에선 만년 과장에 집에서도 무시 당하는 상태는 “아빠가 밖에서 얼마나 어렵게 사는지 아느냐”고 도연에게 다그친다. 그러자 사춘기 여고생 도연은 “아빠도 내 인생 살아보면 그런 말 안 나올 것”이라고 응수한다. 바로 다음 날, 두 사람은 영혼이 바뀐다. 뒤바뀐 몸으로 살아야 하는 두 사람은, 다시 영혼이 원래대로 돌아올 때까지 서로의 역할에 충실하자고 약속한다. 물론 47세 아빠가 17세 여고생 딸의 학교생활을, 딸이 아빠의 사회생활을 이해할 리 만무하다. 둘은 생소하고 낯선 상황을 몸소 부딪치며, 비로소 서로를 이해한다. 이 과정에서 영화는 각자 학교와 회사에서 벌어지는 부녀의 자잘한 에피소드를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코믹하게 그린다. 뻔하지만 공감할 수 있는 코믹한 이야기가 가득하다는 게 ‘아빠는 딸’의 미덕 중 하나다. 영화를 보는 내내 아버지와 함께 한 아련한 추억이 가득 생각날 거다. 

바디 체인지 소재이니만큼 캐릭터를 보는 재미가 크다. 여고생에게 빙의해 걸그룹 씨스타의 ‘나혼자’ 춤을 요염하게 추는 윤제문의 모습은 충격적인 웃음을 선사하고, 중년 가장의 걸쭉함을 맛깔나게 소화한 정소민의 디테일한 연기도 빛을 발한다. 적재적소에서 ‘깨알 웃음’을 담당하는 조연들의 매력도 상당하다. 다만, 영화 후반에 감동을 선사하려고 애쓰는 영화적인 장치가 뜬금없이 등장한다는 게 조금 아쉬울 뿐. 영화의 주제를 마지막에 억지로 주입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캐릭터 예고편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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