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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칫거리였던 폐철길, 이제 돈 되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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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지난 11일 인천 가좌고 학생들이 도고온천역에 설치 된 레일바이크를 타고 있다. [사진 아산레일바이크]

지난 11일 인천 가좌고 학생들이 도고온천역에 설치된 레일바이크를 타고 있다. [사진 아산레일바이크]

충남 아산시 선장면 옛 장항선 폐철도. 2008년 장항선 직선화 사업으로 노선이 다른 곳으로 이전하면서 28.5㎞ 구간의 철도가 쓸모없게 됐다. 주민들은 “어떻게든 활용해보라”며 민원을 제기했지만 막대한 예산 때문에 사업이 추진되지 못했다. 9년여간 방치됐던 폐철도 활용방안이 최근 마련됐다.

옛 장항선 철도, 자원으로 탈바꿈 #도고온천 옆 레일바이크·오토캠핑장 #한달 6000명 찾는 관광명소로 인기 #태양광발전시설 설치 에너지 생산도 #“시민 여가공간, 에너지생산 일석이조”

아산시는 방축동~신창면~선장면~도고면을 지나는 폐철도 부지에 14㎞ 길이의 자전거 도로를 만들고 9.4㎿급 태양광발전시설을 건설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 2월 ㈜아산그린에너지와 올해 말까지 400억원을 투자하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 자전거 도로는 폐철도를 걷어낸 뒤 폭 5m 규모로 조성한다. 중간에 공원과 쉼터, 휴게소도 설치한다. 태양광발전시설은 자전거 도로를 따라 만들어진다.

아산시는 2013년에도 직선화 공사로 폐철도가 된 도고면 도고온천역 구간에 21억2300만원을 들여 4.8㎞ 길이의 레일바이크를 조성했다. 사업에는 민간업체가 참여했다. 현재 레일바이크 이용객은 월평균 6000여 명이다. 레일바이크 운영업체인 아산레일바이크㈜는 선장면 학성역 일원에 오토캠핑장(20동 규모)도 운영하고 있다.

복기왕 아산시장은 “시민에게 여가 공간을 제공하고 신재생에너지를 보급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게 됐다”며 “폐철도 부지를 활용한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되도록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골칫거리였던 폐철도와 철로가 ‘돈 되는 소득원’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충남지역 각 시·군이 폐철도 부지를 활용해 자전거 도로와 태양광발전소를 건립하겠다고 나섰다.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자원으로 만들면 주민 소득을 높이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충남 도내 장항선 폐철도 부지는 106.1㎞에 달한다. 이 가운데 천안 시내구간 등 일부는 민간에 매각됐고 아산시를 비롯해 예산군과 서천군, 홍성군 등이 부지를 임대하거나 매입해 개발을 추진 중이다.

2012년 4월 34억원을 들여 폐철도 16.4㎞를 사들인 서천군은 4.4㎞ 구간(서천읍내)에 자전거 도로를 개설했다. 앞으로 1.5㎞구간에 자전거 도로를 추가로 만들 계획이다. 나머지 10.5㎞ 구간은 개발방식을 놓고 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다. 예산군은 폐철도 14.3㎞ 가운데 7㎞를 매입했다. 내년부터 공원조성과 체육센터 등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보령시(13.4㎞)는 아직까지 개발계획을 세우지 못한 상태다. 매입 여부도 불투명하다. 홍성군은 일부 구간을 매입해 내포산업단지 진입도로로 활용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강일권 충남도 도로교통과장은 “폐철도 부지에 건설된 자전거 도로를 기존 천변도로 등과 연결하면 새로운 관광명소가 될 것”이라며 “공원과 자전거 도로 등으로 제한된 규정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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