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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 이대 이렇게 만들어 죄송­ … 딸 유라는 학사비리 책임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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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최순실씨가 12일 딸 정유라씨의 이대 특혜입학 의혹과 관련한 1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왼쪽) 전날까지 입었던 수의 (오른쪽 사진) 대신 사복 차림으로 나와 시선을 끌었다. [뉴시스]

최순실씨가 12일 딸 정유라씨의 이대 특혜입학 의혹과 관련한 1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왼쪽) 전날까지 입었던 수의 (오른쪽 사진) 대신 사복 차림으로 나와 시선을 끌었다. [뉴시스]

“여기 계신 이화여대 관계자분들이 이런 일을 겪게 해드린 것에 대해 정말 사과드립니다.” 1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학사비리’ 사건 첫 재판에서 정씨 어머니인 최순실씨가 함께 재판을 받고 있는 최경희 전 총장과 남궁곤 전 입학처장 등에게 공개적으로 이같이 말했다. 갈라진 목소리로 말을 이어 가던 최씨는 “명문대인 이화여대를 이렇게 만든 것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울먹였다.

최순실, 재판서 울먹이며 사과 #“입학 전 이대에 아는 사람 없었다” #김종 통한 특혜 의혹은 부인

하지만 최씨는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을 통해 입학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은 강하게 부인했다. 최씨는 “입학 전엔 이화여대에 아는 사람도 없었다. 몇 년 만에 승마 특기생을 뽑는다고 해서 막판에 원서를 넣은 것뿐인데 억울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사비리의 책임은 딸이 아닌 본인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라는 독일에서 유학하길 원했고 학교에 가길 원하지 않았다. 2학기에 휴학하려고 했더니 교수님들이 그냥 수강하는 걸 권해서 그런 거지 (학사비리를 저지를) 그런 뜻은 없었다”고 말했다. 학점 관련 특혜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최씨는 “유라가 청담고에서 퇴학 처분을 받아 중졸이 된 것에 대해서도 부모로서 마음이 그렇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재판부로부터 발언권을 얻은 최 전 총장도 “최순실씨와 전혀 모르는 사이였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최 전 총장은 “이런 변명을 해서 죄송하지만 최순실이란 이름도 몰랐고 어떤 사람인지도 몰랐다. 관리자로서 책임져야 할 것은 져야 하지만 잘 살펴서 판단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또 “당시 우수 학생 유치가 학교 정책이었다. 현실적으로 우수한 학생은 외국에서라도 데려와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일이 이렇게 비화된 것이다”고 주장했다.

차은택·송성각 징역 5년씩 구형

한편 검찰은 국정 농단 사건에 연루돼 기소된 차은택(전 CF 감독)씨와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에게 각각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이는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지난해 10월 국정 농단 사건 수사에 나선 지 6개월 만의 첫 구형이다.

검찰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차씨 등의 결심 공판에서 차씨에 대해 “최순실씨를 등에 업고 비선 실세가 돼 국가 권력을 사유화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최씨에 의해 그 커리어가 이용당한 측면이 있지만 횡령 외의 범죄를 부인하고 있어 개전의 정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피고인들 중 최상위층에 속해 있고 사적 이익을 추구한 점을 고려해 징역 5년에 처해달라”고 요청했다. 송 전 원장에 대해선 “차관급인 콘텐츠진흥원장의 신분을 망각하고 범행을 저지르고도 검찰 수사 단계에서 본 법정에 이르기까지 개전의 정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며 징역 5년과 벌금 7000만원, 추징금 3700여만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또 김영수 전 포레카 대표에 대해 징역 3년, 김홍탁 전 모스코스 대표에게는 징역 2년을 구형했다.

김선미·문현경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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