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경쟁했던 후보들의 부인들도 ‘용광로 선대위’에 가세했다. 문재인 후보의 부인인 김정숙씨와 이재명 성남시장의 부인 김혜경 씨가 함께 호남민심 잡기에 나서면서다.
두 사람은 12일 광주 ‘빛고을노인건강타운’ 구내식당에 손을 잡고 등장했다. 김정숙씨는 “이재명 시장의 부인입니다”라며 김혜경씨를 소개했고, 김혜경씨는 반대로 “문재인 후보의 부인입니다”라며 김정숙씨를 소개했다.
민주당 경선에서 3위였던 이 시장의 부인 김혜경씨가 “남편은 경선에서 떨어졌지만 문 후보를 돕기 위해 왔다”고 말하자 어르신들은 “TV에서 본 것보다 미인이다. 어른들에게 잘 하는 게 제일”이라며 반겼다.
이날 배식봉사에는 안희정 충남지사의 부인 민주원씨도 함께하려 했지만 충남에서 먼저 잡혀 있던 봉사활동 일정이 겹쳐 참석하지 못했다. 문 후보측 관계자는 “다음에는 최성 고양시장의 부인을 비롯해 경선에서 경쟁했던 4명 후보의 부인이 함께 봉사활동을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정숙 씨는 지난해 9월 추석 무렵부터 매주 1박2일 일정으로 호남을 방문해왔다. 추석 이후 지난 설까지는 광주에서, 설 이후부터는 전남 섬 지역을 돌고 있다. 그동안 찾은 섬은 낙월도, 암태도, 팔금도, 안좌도, 자은도, 노화도, 보길도, 소안도 등 10곳이 넘는다.
다음달 9일 대선을 앞두고는 아예 호남에 머물며 중간중간 다른 지역 일정을 챙길 계획이다.
지난 2012년 대선에서 문 후보에게 90% 넘는 몰표를 줬지만 ‘반문(反文) 정서’의 발원지가 된 호남 민심을 다독이기 위해서다.
김씨는 “광주와 전라도에서 ‘호남특보’라는 별명을 붙여주며 아껴준 덕분에 문 후보가 대통령 후보가 됐다”며 “남은 기간에도 광주에 살다시피 하면서 호남과 영남을 잇고, 젊은 세대와 어르신을 연결하는 호남 맏며느리가 되겠다”고 말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