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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축구가 국제대회 유치 적극 나서는 이유는?

중앙일보

입력

여자축구대표팀 선수들이 7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남북한 여자축구 아시안컵 예선전에서 1-1 무승부로 경기를 마친 뒤 기쁨을 나누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여자축구대표팀 선수들이 7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남북한 여자축구 아시안컵 예선전에서 1-1 무승부로 경기를 마친 뒤기쁨을 나누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북한축구가 각종 국제대회 유치 움직임을 드러내고 있다. 비교적 부담이 덜한 작은 대회부터 유치해서 역량을 늘려나가겠다는 생각인 것으로 보인다.

10월 19세 이하 아시아선수권 예선도 유치 도전 #'국제통' 한은경 북한축구협 부회장 영향력 확대 #'관광객 및 중계권으로 수입 확대' 해석도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여자아시안컵 예선이 열리는 평양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북한축구협회가 오는 10월31일부터 11월7일까지 열리는 2018년 19세 이하(U-19) 아시아선수권대회 예선 유치를 신청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U-19 아시아선수권은 2년마다 열리며 본선 한 해 전에 예선을 실시해 본선 참가국 16개 나라를 가린다. 예선엔 총 44개국이 출전 의향을 드러냈으며  4~5개팀이 10개조로 나뉘어 각 조 1위 10개국, 그리고 각 조 2위 중 성적이 좋은 5개국이 내년 인도네시아에서 벌어지는 본선에 합류한다. 북한은 4~5개팀이 리그전처럼 펼치는 예선 개최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다. 오는 11일까지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리는 여자아시안컵 예선과 규모 및 성격이 거의 비슷하다. U-19 아시아선수권 예선 역시 남·북한이 다른 그룹에 속해 있어 오는 21일 조추첨 결과에 따라 같은 조에 편성될 수 있다.

여자축구대표팀 측면수비수 장슬기가 7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남북한 여자축구 아시안컵 예선전에서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여자축구대표팀 측면수비수 장슬기가 7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남북한 여자축구 아시안컵 예선전에서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북한이 갑자기 국제대회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뭘까. 우선 한은경 북한축구협회장의 국제축구연맹(FIFA) 평의회 위원 출마 등과 더불어 국제축구계에 보폭을 넓히겠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 북한은 지난 2012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집권한 뒤 스포츠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여자아시안컵을 개최한 김일성경기장, 15만명 수용 규모인 능라도의 '5월1일 경기장'이 있고 평양에 있는 국제축구학교 등에 연습구장도 있어 작은 규모의 국제대회를 개최할 시설도 있다. 아울러 모든 시설 및 인력이 국가 소유인 것도 강점으로 여겨진다. AFC는 이번 여자아시안컵 예선 유치 국가에 20만 달러(약 2억2700만원)를 보조했다. 한국의 경우는 이 돈을 받아도 수억원의 적자가 불가피한데 북한처럼 모든 것을 정부가 통제하는 사회주의 국가는 상황이 다르다.

각종 스포츠대회 유치를 통해 수입을 창출하고 관광객까지 끌어당긴다는 포석도 있다. 실제로 여자아시안컵 기간 중엔 평양의 만경대상마라톤경기(9일)도 함께 열려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중심으로 꽤 많은 외국인들이 평양의 대표적인 숙소 중 하나인 양각도국제호텔에 몰렸다. 협회 관계자는 "다른 나라 사람들이 평양의 변화와 부드러운 분위기를 보면서 북한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다"고 분석했다.

평양=공동취재단

북한의 장철구종합대학 학생들이 7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남북한 여자축구 아시안컵 예선전에서 응원을 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북한의 장철구종합대학 학생들이 7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남북한 여자축구 아시안컵 예선전에서 응원을 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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