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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셋 코리아] 한국 어려울 때 튼튼한 한·일 관계는 보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한국이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분투하면서 아쉬운 부분은 우군의 부족이다. 북한의 도발과 관련, 미국과 함께 한국 입장에 서 온 일본의 목소리가 없다. 역대 어느 시기보다 양국 관계가 냉랭하기 때문이다. 부산 총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에 항의해 일본으로 귀국했던 나가미네 야스마사 대사가 지난 4일, 85일 만에 복귀했지만 바로 관계 개선으로 이어질 것 같진 않다.

“국익 관점에서 미래 지향적 협력을”

분과위원들은 미·중이 충돌하며 한국의 이익이 침해되는 상황이 올 때 한·일 관계가 튼튼하면 ‘보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또 중국으로부터의 과도한 압력과 위협을 중화할 파트너 역할을 할 수 있다. 윤덕민 국립외교원장은 “과거 일본은 유엔 등 국제무대에서 우리와 입장이 비슷하고 우리를 100% 편들어 주던 나라였다. 하지만 최근 5~6년 사이 위안부 문제로 적국 비슷하게 되면서 신뢰가 사라졌다”며 “우리 외교로선 굉장한 손실”이라고 우려했다.

신각수 전 대사는 “우리가 중국에는 아무 말도 못하면서 일본은 무조건 경시하는 경향이 있다. 중·일 간에 균형된 외교를 할 필요가 있다”며 “지금은 동아시아와 서태평양에서 전략적 관계가 변하 는 것을 보면서 더 냉철한, 국 익의 관점에서 미래 지향적으로 일본을 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위성락 전 대사는 “일본과는 과거사 문제가 있더라도 어느 단계 이하로 가면 절대 안 된다는 공감대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천영우 전 외교안보수석은 “ 일본과의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 국민이 간과하는 측면이 있다. 한·일이 어느 문제에 똑같은 목소리를 낸다면 역학구도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며 “한·일 관계를 그 자체로만 보지 말고 제3국을 움직이기 위해 일본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에 대한 생각과 전략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김수정 외교안보선임기자, 차세현·유지혜 기자 kim.su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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