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자유 없는 北, 기숙사 공장이 인기 '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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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외용 잡지 ‘금수강산’ 4월호가 ‘여기서 노동자 처녀들이 산다’라는 제목으로 김정숙평양제사공장의 노동자 합숙소(기숙사)를 소개했다. 김정숙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할머니다.

평양에 있는 공장 몇 곳에 기숙사 있어 #지방 근로자가 취직하면 평양 시민권 부여 #열악한 공장이라도 동경의 대상 #제재로 광물제품은 감소 섬유제품 증가 #김정숙평양제사공장은 인기가 날로 높아져 #김정은이 현지지도해 기숙사 준공 지시 #

김정숙평양제사공장은 평양시 평천구역에 위치해 있으며 2009년 평양제사공장에서 개칭했다. 1947년 이 공장을 다녀간 김정숙의 이름을 붙힌 것이다. 특히 이 공장은 북한 주민들에게 전달하는 김일성·김정일의 '위인일화’ 교양자료에 자주 등장하는 공장이다.

김정숙평양제사공장 여성노동자들이 올해 1월 완공한 노동자 합숙소(기숙사)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조선의 오늘]

김정숙평양제사공장 여성노동자들이 올해 1월 완공한 노동자 합숙소(기숙사)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조선의 오늘]

금수강산은 연건축면적 8910m²에 달하는 7층짜리 노동자 합숙소의 대중식사실· 탁구실·요리실습장·주방· 방 등을 사진과 함께 게재했다. 김정은은 지난해 6월 김정숙평양제사공장을 시찰하면서 ‘노동자 합숙소’를 건설하도록 지시했으며 올해 1월 완공했다.

김정은은 당시 현지지도하면서 “노동당 시대의 문명의 높이, 건설의 대번영기가 펼쳐지는 오늘날 우리의 건축술이 얼마나 높은 경지에 올라섰는가를 보여주는 기념비적 창조물”이라고 강조했다.

이동의 자유가 없는 북한에서 지방의 주민들은 평양에 있는 공장에 취직할 수 없다. 평양의 공장 노동자들은 평양시민으로 등록된 주민들만 가능하다. 따라서 평양의 공장들은 대부분 노동자 합숙소가 필요없다. 다만 김정숙평양제사공장과 평양종합방직공장 등 몇 곳에 있다.  

김정숙평양제사공장 여성 노동자들이 올해 1월 완공한 노동자 합숙소(기숙사)의 방에 걸려 있는 거울을 쳐다보고 있다. [사진=조선의 오늘]

김정숙평양제사공장 여성 노동자들이 올해 1월 완공한 노동자 합숙소(기숙사)의 방에 걸려 있는 거울을 쳐다보고 있다. [사진=조선의 오늘]

이들 공장들은 높은 노동 강도와 열악한 작업환경으로 하여 평양 여성들이 기피하는 공장이다. 북한은 이 공장의 부족한 인력을 평양시 주변과 지방에서 추천을 받아 충원한다. 이들 공장은 불리한 조건에 불구하고 인기를 끌고 있다. 이유는 평양시민을 될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되기 때문이다. 평양에 살기를 위한 지방의 젊은 여성들에게 이들 공장은 동경의 대상이다.

북한은 누에고치생산의 원가가 낮아 수출 품목으로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어 김정숙평양제사공장은 수출에서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유엔 대북제재로 최대 수출품인 석탄·철광석은 감소 추세이지만 반면 섬유제품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김정숙평양제사공장 여성 노동자들이 올해 1월 완공한 노동자 합숙소(기숙사)의 방에 있는 침대를 쳐다보고 있다. [사진=조선의 오늘]

김정숙평양제사공장 여성 노동자들이 올해 1월 완공한 노동자 합숙소(기숙사)의 방에 있는 침대를 쳐다보고 있다. [사진=조선의 오늘]

누에고치에서 실을 뽑아내는 이 공장은 북한 경공업부문의 중추공장으로서 1700여 명의 노동자가 일하며 이 중 70%정도가 여성노동자이다.

김현경 통일문화연구소 전문위원 kim.suye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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