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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내년 2월 평창올림픽 출전할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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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IIHF 아이스하키 여자세계선수권대회 디비전 II 그룹A 북한과 호주의 경기가 2일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렸다. 북한 선수들이 경기를 마친 뒤 차량으로 이동하며 취재진에 손을 흔들고 있다. 20170402 임현동 기자

2017 IIHF 아이스하키 여자세계선수권대회 디비전 II 그룹A 북한과 호주의 경기가 2일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렸다. 북한 선수들이 경기를 마친 뒤 차량으로 이동하며 취재진에 손을 흔들고 있다. 20170402 임현동 기자

북한의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북한은 2일부터 8일까지 강원도 강릉의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리는 2017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여자 세계선수권 디비전2 그룹 A(4부리그) 대회에 선수단 30명(선수 20명, 임원 10명)을 파견했다.    


북한과 호주의 경기가 열린 2일 강릉하키센터에서 만난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이번 대회에 참가한 북한 체육성 고위 관계자로 부터 '평창 올림픽에 선수단을 파견하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최 지사는 대화를 나눈 북한 관계자가 "남북 체육 교류 실무단의 책임자급 간부"라고 밝혔다.

여자아이스하키선수권 참가한 북한 체육성 관계자 "가능하면 많은 선수 출전하겠다" #IOC도 북한 평창올림픽 출전 환영 입장

이어 최 지사는 "이 관계자로부터 '지금 현재는 여러 종목에서 올림픽 예선전이 치러지고 있어 정확히 이야기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참가 자격이 주어지는 한 최대한 많이 출전하겠다'는 답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내년 2월 열리는 평창 올림픽에서 북한 선수단의 참가 여부는 국제사회의 큰 관심사다. 하지만 북한은 아직 올림픽 참가에 대한 이렇다할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달 초 한국을 방문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 가능성에 대해 "정치 지도자들이 리더십을 발휘하고 다른 국가들의 협조가 있다면 올림픽은 모든 국가,모든 선수들이 참가할 수 있는 대회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이희범 평창 올림픽 조직위원장도 지난 2월 초 "올림픽은 평화를 사랑하는 모든 국가와 선수들이 참여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 북한도 예외 없이 참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 체육성 관계자의 발언은 북한의 올림픽 참가 논의가 한 단계 진전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 지사는 "북한 관계자가 의례상 한 이야기는 아니었을 것"이라며 "이 대회에 참가했다는 건 평창 올림픽에도 참가하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북한이 한국에서 열린 스포츠 대회에 선수단을 파견한 건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2년 만이다. 북한의 6차 핵실험 징후가 포착되면서 최근 남북관계는 악화일로를 겪고 있다. 그러나 스포츠 교류는 활발히 진행 중이다.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은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예선을 치르기 위해 3일 북한 평양을 방문한다.  

2017 IIHF 아이스하키 여자세계선수권대회 디비전 II 그룹A 북한과 호주의 경기가 2일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렸다. 북한 추정희가 호수 수비와 몸싸움을 하고 있다. 20170402 임현동 기자

2017 IIHF 아이스하키 여자세계선수권대회 디비전 II 그룹A 북한과 호주의 경기가 2일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렸다. 북한 추정희가 호수 수비와 몸싸움을 하고 있다. 20170402 임현동 기자

북한은 이날 경기장을 찾은 남북공동응원단 270여명의 일방적인 응원 속에 호주와 일전을 치렀지만 1-2로 역전패했다. 이날 남북공동응원단을 지휘한 이창복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상임대표의장은 "북한 박명철 전 체육상이 올 초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장에 선출됐다. 지난 2월 중국 심양에서 박 위원장을 만나 평창 올림픽 참가 및 응원단 구성 등에 대해 협의했고.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다. 이 대회 남북공동응원단 구성한 것도 그 때 협의된 내용"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615공동선언실천 위원회는 현재 남과 북의 유일한 소통 창구다. 체육계 거물인 박 위원장이 전면에 나서면서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며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 관계자가 이 대회에 참가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북한이 올림픽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종목별 출전 쿼터를 확보해야 한다. 북한은 그동안 국제대회에 꾸준히 참가하지 않은 탓에 아직 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은 종목이 없다. 지난 2월 열린 삿포로 아시안게임에서도 북한은 쇼트트랙과 피겨 스케이팅에 7명의 미니 선수단을 파견했다.  

삿포로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딴 북한 피겨 스케이팅 페어 종목은 올림픽 자력 출전 가능성이 있는 유일한 종목으로 꼽힌다. 하지만 아시안게임 동메달리스트인 렴대옥-김주식조는 지난달 30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5위에 그쳐 올림픽 출전 티켓을 얻지 못했다. 마지막 기회는 남아있다. 오는 9월 독일에서 열리는 네벨호른 트로피에서 4위 안에 들면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다.

강릉=김원 기자 kim.won@joo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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