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축구, 팀해체 결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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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프로축구 현대구단이 7일낮 돌연 팀해체를 결정, 대한축구협회에 통보했다.
현대구단의 전격적인 구단해체결정은 축구협회가 그동안 대우-현대 양측이 스카웃을 놓고 팽팽히 맞서온 대형스트라이커 김종부의 대우구단 입단을 확정, 대우가 지난5일 김의 선수등록을 마친데 따른 반발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는 이에 앞서 김종부의 대우팀 등록 문제와 관련, 7, 8일 이틀동안 삼척에서 치러질 예정이던 대우-현대의 87프로축구대회 최종 2연전을 포기키로 했었다.
그러자 축구협회는 삼척경기를 모두 현대의 기권패로 처리키로 하는 한편 규정에 따라 2천만원의 벌금을 부과함으로써 현대측은 『이는 불공평할뿐 아니라 다분히 감정적인 처사이며, 이런 풍토속에서는 더이상 팀을 이끌수 없다』며 끝내 팀해체를 결정한 것이다.
현대구단의 팀해체는 이미 정인영 구단주의 재가를 받은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현대소속 선수들의 거취문제는 본인의 희망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해체사실을 통보한 현대측은 선수들이 다른 구단으로 이적을 원할 경우, 이를 모두 받아들인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으며, 남은 선수들을 주축으로 아마축구팀을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현대는 지난 83년12월6일 출범(당시 슈퍼리그), 만4년간 축구대제전에 출전해왔다.
현대팀은 그동안 한차례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으나 84년 후기준우승등 항상 2∼3위의 상위권을 지키며 허정무 김평석)등 월드컵 대표선수들을 배출해왔다.
한편 축구협회는 『현대구단으로부터 구두로만 통보를 받았을 뿐 정식적인 절차를 통해 통보 받지 못한 상황에서 뭐라 이야기할수 없다』면서 빠른 시일내에 긴급이사회를 소집,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충격적인 구단해체소식을 전해들은 축구계에서는 『그러잖아도 위축 되어가는 한국축구가 현대의 해체로 더욱 침체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내고 너무 성급한 결정이 아니냐며 구단측의 재고를 요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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