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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고 고기방패래”…한 SNS 게시물이 불 붙인 ‘여혐’ ‘남혐’ 논쟁

중앙일보

입력

SNS에서 '여혐' '남혐' 논란을 일으킨 게시물 '92년생 김지훈'의 첫 장면 [사진 자유주의 페이스북]

SNS에서 '여혐' '남혐' 논란을 일으킨 게시물 '92년생 김지훈'의 첫 장면 [사진 자유주의 페이스북]

우파 성향의 페이스북 페이지인 ‘자유주의’가 29일 올린 게시물 ‘92년생 김지훈’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논란을 일으켰다.


자유주의는 이날 조남주 작가의 소설 『82년생 김지영』을 패러디한 카드뉴스 형태의 소설 ‘92년생 김지훈’을 공개했다. 『82년생 김지영』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여성이 사회에서 겪는 고충을 담았는데, ‘92년생 김지훈’은 거꾸로 남성이 겪는 고충을 묘사했다.

SNS 게시물 '92년생 김지훈'의 한 장면 [사진 자유주의 페이스북]

SNS 게시물 '92년생 김지훈'의 한 장면 [사진 자유주의 페이스북]

소설은 스타벅스가 지난해 시행한 군장병 무료 커피 제공 행사를 소재로 다뤘다. 당시 스타벅스는 이 행사를 기획했다가 성차별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는데, 자유주의는 이 게시물을 통해 이 행사를 비판한 일부 여성을 역비판했다.

소설은 “사람들이 나보고 고기방패(군인을 비하하는 말)래”라는 메시지로 시작한다. 김지훈은 군 복무 중 휴가를 나와 공짜 커피 행사 소식을 듣고 스타벅스에 들렀다. 김지훈은 “대단한 보상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군인으로서 존중 받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변에서 이를 본 여성 3명은 김지훈이 듣는 자리에서 “여자가 스타벅스를 먹여살려줬더니, 서비스는 고기방패들한테 다 가네”라고 수근거렸다.

SNS 게시물 '92년생 김지훈'의 한 장면 [사진 자유주의 페이스북]

SNS 게시물 '92년생 김지훈'의 한 장면 [사진 자유주의 페이스북]

이 게시물은 ‘여혐’(여성 혐오) ‘남혐’(남성 혐오) 논란을 일으켰다. 약 5000명이 ‘좋아요’ 또는 ‘공감’을 표시했다. 페이스북에서 ‘좋아요’가 모두 동의를 뜻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의 반향을 일으켰다는 뜻이다. 또 31일까지 2300여건의 댓글이 달렸고, 약 950회의 공유가 이뤄졌다.

한 SNS 이용자는 댓글에서 “『82년생 김지영』은 남성을 공격하는 게 아니라 여성이 겪는 차별을 알리는 소설”이라며 “이것조차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아서 ‘남자도 힘들단 말이야’는 주장을 하는 데 이용해야겠느냐”고 비판했다.

반면 “나도 군인때 책사러 서점 갔다가 어떤 여자가 ‘군바리가 뭔 책을 쳐읽느냐’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며 “조국을 지킨다는 자부심이 구겨진 기억이 떠오른다”고 공감하는 댓글도 있었다.

이 게시물에 대한 일부 반응은 여성권익운동과 군 징병제의 정당성에 대한 논쟁으로도 번졌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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