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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테러범 지령 받았나 범행 2분전 ‘왓츠앱’ 접속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런던 테러범 칼리드 마수드(52)가 범행 2분 전 암호화 메신저서비스인 왓츠앱을 사용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영국 내무장관이 해당 서비스에 정보기관의 접근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사생활 침해”라는 반론이 제기되면서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영국, IT업체에 정보기관 접근 요구

엠버 루드 영국 내무장관은 26일(현지시간) BBC 등과의 인터뷰에서 “테러리스트가 왓츠앱으로 대화를 나눴는데도 경찰과 정보기관이 접근하지 못하는 상황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테러리스트들이 숨을 곳은 없어야 한다. 왓츠앱 같은 회사들이 테러집단이 의사소통할 비밀 공간을 제공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마수드는 웨스트민스터 다리에서 차량을 몰고 행인들에게 돌진하기 직전 왓츠앱에 접속했으나 그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미러지는 영국 출신 이슬람국가(IS) 조직원인 오마르 후세인이 보안문자 메신저서비스인 텔레그램을 통해 마수드가 테러를 저지르기 전 이른바 ‘외로운 늑대’ 들을 향해 “흉기를 구입해 비(非)무슬림을 난자하라”고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루드 장관은 오는 30일 왓츠앱 등과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IT업체 관계자들과 만나 정보기관의 접근 허용을 요청할 계획이다. 그는 “업체들이 응하지 않으면 새 법안을 마련하는 것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왓츠앱은 문자를 보내는 휴대전화와 받는 휴대전화에서 개인 식별키가 인식돼야만 암호화된 메시지가 보이기 때문에 이를 중계하는 업체도 내용을 알 수 없다.

하지만 브라이언 페딕 전 수도경찰 차관은 “테러리스트들은 우리의 자유와 민주사회를 파괴하려 하는데, 시민의 자유를 제한한다면 그들의 손에 놀아나는 꼴”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보기관은 테러리스트들의 암호화된 메시지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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