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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장애' 롯데 마켈...결국 임의탈퇴

중앙일보

입력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외국인 투수 파커 마켈(27)를 방출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사진 롯데 자이언츠]

롯데는 '26일 마켈을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임의탈퇴 공시 신청했다'고 27일 밝혔다. 롯데는 "마켈이 그동안 적응 실패와 개인적인 가정사로 인해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고민 끝에 선수 본인이 구단에 계약 해제의사를 요청했다. 이를 수용해 임의탈퇴 공시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롯데는 지난해 12월 조시 린드블럼의 대체자로 마켈을 영입했다. 재계약을 추진했던 린드블럼이 딸의 병간호를 위해 미국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마켈과는 총액 52만 5000달러(약 5억8000만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외국인 선수 평균 연봉이 100만 달러를 상회하는 상황에서 낮은 금액을 지불하고 마켈을 데려온 것이다. 

당시 구단은 마켈을 '1m93㎝, 100㎏의 체격을 갖춘 오른손 정통파 투수로, 150km 이상의 타점 높은 직구를 구사하며 뛰어난 땅볼유도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소개했다. 저비용 고효율 외국인 투수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마켈은 마이너리그 통산 34승·26패·평균자책점 3.99를 기록했다. 


하지만 마켈은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서부터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시차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수면 장애를 호소했다. 뜬 눈으로 밤을 지새는 날이 많아지면서 훈련에 큰 차질을 빚었다. 예정된 피칭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한국에 돌아와서도 이 증상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지난 18일 사직 LG전에 선발로 나선 게 처음이자 마지막 등판이었다. 이날 마켈은 3이닝 동안 3안타(1홈런)·4삼진·2실점을 기록했다. 시속 150㎞대 투심 패스트볼을 뿌리며 일말의 기대감을 던졌지만 결국 시즌이 시작되기도 전에 교체되고 말았다. 

롯데 구단은 "대체 선수 후보군을 압축해 협상 중이다. 빠른 시일 내에 새 외국인 투수를 선발하겠다"고 밝혔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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