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대타협만이 광장 절박한 요구에 응답 상위 1%의 자발적 양보가 필요조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4면

홍석현 전 회장은 26일 ‘월드컬처오픈’ 강연에서 “국민 대타협에 앞장서겠다”고 했다. [사진 김경록 기자]

홍석현 전 회장은 26일 ‘월드컬처오픈’ 강연에서“국민 대타협에 앞장서겠다”고 했다. [사진 김경록 기자]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이 26일 정치권을 포함한 사회 각계에 갈등 해결을 위한 ‘대타협’을 주문했다. 홍 전 회장은 이날 오후 월드컬처오픈 코리아(서울 순화동 W스테이지 서소문)에서 ‘희망의 나라로’를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강연에서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연정도 작은 개념이다. 정치·행정 외 사회 각 부문에서 이해당사자 간의 대타협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 #월드컬처오픈 코리아서 강연

“모든 사람을 적과 동지로만 나누는 이분법적 대립이 득세하고 있다”고 한국 사회를 진단한 홍 전 회장은 “정치인은 입으론 타협을 외치지만 실제로는 회피한다. ‘타협은 배신이고 야합’이라는 일그러진 강경론, 냉소주의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타협밖에 없다. 대타협만이 광장의 절박한 요구에 응답할 수 있다. 지금 우리 사회에, 대한민국에 가장 필요한 것은 ‘큰 타협, 큰 합의’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홍 전 회장은 ‘적폐청산’ 역시 대타협 없이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타협을 성공시킬 수 있는 역량과 지혜를 가진 지도자만이 새로운 나라를 만들 수 있다”며 “‘네가 없어야 내가 있다’는 식으로는 단 한 부문의 적폐청산도 이루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인정사정 보지 않는 적폐청산이 합법적 범위 내에서 가능하겠느냐. 결국 검찰, 국정원, 국세청 등 권력기관을 이용하려는 유혹에 빠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 뒤 “타협과 합의가 없다면 당한 자는 회한과 억울함 속에서 증오를 키워갈 것이 뻔하다. 예전에도 성공한 예가 많지 않다. 악순환이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홍 전 회장은 상위 1%의 양보가 대타협을 위한 필요조건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한민국 대타협의 열쇠는 지난 수십 년 동안 기득권과 특권을 누려온 강자와 승자가 변해야 하고 양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1%의 자발적 양보를 바탕으로 한 대타협만이 번영의 길을 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의 최상위 1%로부터 양보를 끌어내는 게 제 소임이다. 대타협을 성취하는 일, 한국을 새로 거듭나게 하는 데 제 모든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강연을 마친 뒤 홍 전 회장은 “대선에 출마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정치를 혼자 하느냐”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한 ‘킹메이커’ 설에 대해서는 “뜬금 없는 소리다”라고 대답했다. 홍 전 회장은 “오래 전부터 해왔던 생각들을 이번 기회에 마음먹고 얘기했다. 조기 선거도 이뤄지고 하기 때문에 사회와 지도자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홍 전 회장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월드컬처오픈은 공익 실천을 위한 현장활동가들의 협업 및 교류 단체다. 강연은 약 50분 동안 진행됐다.

글=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사진=김경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