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아키에 스캔들' 점입가경...사학재단 이사장 "100만엔 기부받았다" 거듭 주장

중앙일보

입력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국유지 헐값 매입 의혹을 받고 있는 사학재단 모리토모(森友)학원 가고이케 야스노리(籠池泰典) 이사장이 아베 신조(安倍晋三)총리 부인 아키에(昭惠)여사로부터 100만엔(약 1000만원)의 기부금을 받았다고 23일 거듭 주장했다. 아키에 여사는 이 학원이 매입 국유지에 설립하려다 허가가 취소된 초등학교의 명예교장을 맡았다. 아베 내각은 이날 다시 기부를 전면 부인하고 나서 진실 공방은 이어질 전망이다.
가고이케 이사장은 이날 국회 증인 심문에서 지난해 9월 이 학원이 운영하는 유치원에 강연하러온 아키에 여사로부터 ”아베 신조로부터 입니다“라며 100만엔이 든 봉투를 건네받았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매우 명예로운 것이어서 선명히 기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코이케는 이 돈을 유치원 원장실에서 단 둘이 있을 때 받았으며 금고에 보관하다 이틀 후 학원 예금구좌로 입금했다고 말했다. 가고이케는 지난 16일 학원 측을 방문한 국회의원들에게 같은 취지로 언급한 바 있다. 그는 기부금 내역을 공개한 이유에 대해선 ”나 혼자 나쁜 사람인양 하는 정부와 오사카부의 태도를 보고 뭔가 잘못됐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국회 증인 심문에 나온 인사가 위증하면 3개월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지는 만큼 발언은 기자회견 등과 무게가 다르다.
가고이케는 초등학교 설립 과정에서 ”아베 총리에게 직접 부탁을 한 적은 없다. 아키에 부인을 통해 커리큘럼 등 여러가지를 상담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유지 임대계약이 유리하게 되도록 아키에 여사 휴대전화에 메시지를 남겼고, 지난해 11월 아키에의 비서역인 정부 직원으로부터 ”희망사항을 따를 수가 없다. 부인한테도 보고했다“는 내용의 팩스를 받았다고 공개하기도 했다. 학원 측의 국유지 헐값 매입 의혹이 불거진 지난달 18일~25일 사이엔 아키에 여사로부터 ”입막음용으로 해석될 수 있는 메일이 도착했다“고 설명했다. 모리토모학원은 지난해 정부와 수의계약 통해 부동산 감정사 평가액 9억5600만엔의 14% 수준인 1억3천400만엔에 국유지를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노이케는 ”예상밖의 대폭적인 가격 인하에 대해 놀랐다”며 “정치적 관여가 있었을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아키에 부인한테 확인한 결과 영수증 등 기록도 없고 개인적으로 기부하지 않았다“며 ”아베 총리도 기부하지 않았고 제 3자를 통해서도 기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키에 여사의 입막음용 메일 의혹에 대해서도 ”내가 알고 있는 한 그런 사실이 없다“고 설명했다. 아베 내각 측은 아키에 여사가 지난해 강연 당시 가코이케 이사장과 단 둘이 만난 적이 없다는 주장을 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지금까지 국회 답변에서 ”나와 아내가 (국유지 매각과 학교 인가에) 관계했다면 총리도, 국회의원도 그만두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자민당과 제 1야당인 민진당은 이날 오사카 국유지 매각 진상 규명을 위해 당시 재무성 이재국장인 사코다 히데노리(迫田英典) 국세청장관 등 2명을 24일 국회에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하기로 합의했다.
도쿄=오영환 특파원 hwasan@joongang.co.kr

"지난해 9월 아키에 여사 오사카 강연 때 만나 수령"...스가 관방장관은 전면 부인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