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죽 벗기고 싶다'·'고문 책임자'…막말 난무하는 文-安 지지자들의 설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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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율 1·2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도지사 지지자들의 온라인 설전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사진 문재인 지지자 고모씨 페이스북]

[사진 문재인 지지자 고모씨 페이스북]

지난 18일 문 전 대표의 지지자로 유명한 고모씨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안희정 지사에게'라는 제목으로 "내가 님의 가족을 벗겨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것은 당에 대한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알 수 있는 문제를 갖고 아무것도 모르는 척 '도대체 뭘 가지고 그렇게 싸우셨어요?'라고 천연덕스럽게 물어보는 가증스러움 때문"이라는 글을 올렸다.

고씨는 "아무리 성질 좋은 사람도 가죽을 벗기고 싶은 충돌을 느낄 것"이라며 "이제 더는 좀 안 봤으면 좋겠다"고 강한 어조로 안 지사를 비판했다.

해당 글이 논란이 되자 고씨는 글을 삭제한 후 "'가죽을 벗기고 싶다'는 말 때문에 여러 사람을 피곤하게 한 것을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점잖게 대응해주신 안 지사 지지자들께 감사드린다"는 글을 올렸다.

그러나 "내가 화가 났던 이유를 좀 더 부연하기 위해 토론을 다시 돌려보자 가죽을 벗기겠다는 식의 얘기는 하지 않겠지만, 더 큰 욕이 튀어나온다"고 여전히 안 지사를 향한 날 선 반응을 보였다.

[사진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 페이스북]

[사진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 페이스북]

안 지사 측근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지지자들에게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 정치지도자를 '고문 책임자'에 비유하는 글을 써 온라인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김 의원은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일부 SNS 글이나 문자 폭탄 등의 탈선은 모두 누군가를 지지하느라고 그러는 것이나 정치인들이 단호하지 않다"며 일부 지지자들의 욕설, 조롱, 경멸, 적대감, 거짓말 등 도를 넘어선 SNS 글에 정치인들이 지도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글을 남겼다.

이에 한 네티즌이 "일부 유권자의 욕설, 조롱을 정치인이 어떻게 막냐"며 "일반 유권자는 정치인이 이래라저래라 한다고 듣는 사람들이 아니다. 의원님의 엘리트주의가 드러난다"는 댓글을 남겼다.

김 의원은 "오해가 있다. 말씀대로 이래라저래라 한다고 되진 않는다"면서도 "적당히 얹혀 '동지 여러분 슬슬하십시오' 이런 태도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문실에 가끔 책임자라는 사람들이 들어와서 '살살해 무리하지 말고' 이런 얘기나 하고 나가는 것(과 같다)"며 "아마 김종인, 박영선, 박지원, 안철수 이런 사람들이 개인적으로 문 후보에게 깊은 적대감을 갖는 이유일 것"이라고 표현했다.

이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되며 김 의원 페이스북에는 해당 발언을 비판하는 댓글이 계속해서 달리고 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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