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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미 헤어롤'부터 '알몸 남성'까지...난장판 된 삼성동 자택

중앙일보

입력

검찰 소환 조사를 하루 앞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자택 주변에는 온종일 소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정미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비꼬기 위한 헤어롤이 등장하고 신원미상의 남성이 알몸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오후 4시쯤 자택 앞을 찾아온 조모(70ㆍ여)씨는 “모사꾼 이정미의 존재를 참을 수 없다”며 머리 뒷부분에 분홍색 헤어롤 두 개를 매달았다. 조씨는 “이정미는 성실한 척하려고 일부러 헤어롤을 안 빼고 재판에 나갔다. 끼리끼리 통하는 암호였다.”고 주장했다.

이 전 권한대행을 비난하기 위해 헤어롤을 하고 자택 앞을 찾은 시위자. 여성국 기자

이 전 권한대행을 비난하기 위해 헤어롤을 하고 자택 앞을 찾은 시위자. 여성국 기자

앞서 1시 40분쯤에는 연두색 두루마기를 입은 조모(71) 씨가 태극기를 들고 자택 앞에 나타났다. 조씨는 국민교육헌장을 암송한 후 “박정희 대통령의 업적과 유교적 가치를 마음에 새겨야 한다”고 말했다. 조씨는 2014년 KBS 인간극장에 매일 같이 한복을 입고 성묘를 드리는 효자로 소개되기도 했다.

알몸의 남성도 등장했다. 오후 4시 20분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로 자택 앞에 등장한 남성은 “정도령”이라고 외친 후 곧바로 경찰에 제압당했다. 이를 지켜본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신성한 장소에서 어딜 감히 옷을 벗느냐. 경찰은 당장 구속하라”고 말했다. 경찰은 해당 남성에 대해 공연음란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한편 오전 10시에는 자택 뒤편에 위치한 삼릉초등학교 ‘녹색 어머니회’ 회원 60여명이 “여기는 어린이 보호구역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학교 주변을 행진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아이들의 등ㆍ하교길을 위해 학교 주변에서 집회를 자제해달라”고 말했다.

김민관ㆍ여성국 기자 kim.mink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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