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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회담서 메르켈 옆에 트럼프 장녀 이반카 … 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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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반카가 지난 1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회담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옆자리에 앉아 있다.[이반카 페이스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반카가 지난 1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회담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옆자리에 앉아 있다.[이반카 페이스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백악관에서 개최한 회의에서 트럼프의 장녀 이반카가 메르켈 총리의 바로 옆자리에 앉아 화제다. 백악관에서 공식 직책을 갖고 있지 않은 이반카가 트럼프의 핵심 실세로 다른 나라 정상들과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반카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양국 기업 관계자 등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직업훈련 관련 회의에서 메르켈 총리의 옆자리에 앉았다. 트럼프 대통령과 마주보고 독일 대표단 좌석에 합류한 것이다. 메르켈은 이 회의에 BMW와 지멘스 등 독일의 대표 기업 CEO들을 참여시켜 독일이 향후 미국에서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임을 드러내려 했다고 독일 언론들은 보도했다.

트뤼도·아베 총리 회동 때도 참석 #"공식 직책 없지만 핵심 실세 증명"

공식 직책이 없는 이반카가 메르켈 옆에 앉은 사진이 보도되자 트위터 등에선 “왜 그녀가 정상회담 자리에서 메르켈 옆에 앉아 있느냐”“메르켈이 불쾌한 표정으로 이반카를 바라보고 있다”며 외교적으로 결례가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 일부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일부러 자신의 딸을 메르켈 옆에 앉혔다"고 예측했다.

하지만 백악관 관계자는 메르켈 측 관계자가 이반카와 협의해 이날 회의를 주선했다고 밝혔다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이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장에서 메르켈 총리의 악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장면보다 이반카와 메르켈의 모습이 훨씬 따뜻해 보였다고 했다.

실제로 회의장에서 메르켈 총리가 환하게 웃으며 이반카와 환담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의 개회사에서 "21세기를 위한 인력 교육이 최우선 과제이며, 미국 노동자들에게 필요한 인력개발 프로그램을 확보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반카는 미국 측 참석자들을 선정하는 데 관여했다고 한다. 이반카는 "독창성과 창의성은 종종 민간 부분의 결정에서 비롯되는 만큼 민간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등 토론을 주도했다고 텔레그래프는 보도했다. 회담 후 이반카는 페이스북에 "오늘 트럼프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를 비롯해 미국과 독일의 주요 기업 CEO들이 참석한 회의에 있게 돼 영광"이라고 적었다.

이반카는 지난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백악관을 방문했을 때도 여성을 위한 경제발전 기회 관련 회의에서 트뤼도 총리 옆자리에 앉았다. 트뤼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간이 여의치 않자 이반카를 초청해 함께 뮤지컬을 관람하기도 했다.


이반카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매우 현명한 사람이다” “그를 따르면 좋을 것이다”고 말해 일본 측이 반색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뉴욕 트럼프 타워에서 아베 총리와 트럼프 당시 대통령 당선인이 회담했을 때도 이반카가 동석했었다.

거친 언사를 사용하는 트럼프의 약점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이반카가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를 대신해 다른 나라 정상들과의 만남에 등장하면서 트럼프의 최측근임을 증명하고 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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