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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향' 보면서 일본관객들 눈물바다…광복절엔 위안부 다큐 선보일 겁니다"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말 경기도 광주에 있는 위안부할머니들의 쉼터 '나눔의 집'에 660여만원의 모금이 전달됐다.
해외동포와 외국인들의 정성어린 마음이 모였다는 점에서 액수와 상관없이 매우 뜻깊은 후원금이었다. 엔화 30만엔, 미화 941달러, 유로화 1150유로 등 전세계에서 모인 후원금을 위안부할머니들에게 전달한 이는 위안부 소재 영화 '귀향'을 연출한 조정래(44) 감독이었다. 그를 포함한 제작진은 지난해 7월 나눔의 집에 영화수익금 2억원을 기부한 바 있다.
'귀향'은 일제강점기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간 소녀들의 비극을 그린 영화로, 지난해 2월 개봉해 358만명의 관객을 모으며 의미있는 흥행을 했다. 조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은 이후 해외동포와 각국 시민들의 요청에 따라 일본과 중국,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인도, 호주 등 10개국 55개 도시를 돌며 순회상영을 했다.
수많은 해외동포와 각국 시민들이 영화를 본 뒤, 위안부 문제에 깊이 공감하며 자발적인 모금을 진행했다. 현재까지 '귀향'의 상영횟수는 10만회에 근접했다. 조 감독은 20만회 상영을 목표로 해외 순회상영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20만명에 달하는 위안부할머니들의 넋을 모두 달래드린다는 취지에서 목표치를 그렇게 잡았다.
"순회상영이 계속되면서 해외동포보다 현지인 관객이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영화를 본 뒤, 위안부 문제가 나치에 의해 자행된 홀로코스트 못지않은 전쟁범죄라며 분개하는 분들이 많아요. 매번 상영장이 울음바다로 변합니다. 지난해 말 일본 오사카·고베 상영회에선 많은 일본인 관객들이 '정말 미안하다'는 말을 했습니다. '소녀상을 철거하라는 일본정부의 태도에 화가 난다'는 반응도 있었죠."
조 감독은 광복절인 8월 15일 개봉을 목표로 '귀향'의 제작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귀향 Part2.소녀들의 이야기'(가제)를 만들고 있다. 제작이 무산될 뻔한 '귀향'이 7만5000여명 시민들의 후원에 힘입어 만들어지기까지, 14년의 과정을 담는다. 영화에서 보여주지 못한 미공개 영상, 위안부 할머니들의 증언, 시민들의 후원, 해외상영회 반응 등이 새로 공개된다. 현재 편집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그는 꼭 찍고 싶었던 엔딩장면을 다큐멘터리에 넣을 생각이라고 귀띔했다.
"다큐멘터리를 잘 만들어서 국제적인 다큐영화제에 낼 생각입니다. 그러면 위안부의 참상이 또 한번 전세계에 알려지게 될 테니까요. '귀향' 또한 해외 상영을 계속 이어갈 겁니다. 지난해 강행군하면서 극심한 편두통과 마비증세가 오기도 했지만, 위안부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이 일을 멈추지 않을 겁니다."
정현목 기자 gojhm@joongang.co.kr

'귀향' 다큐멘터리 만드는 조정래 감독

위안부 다큐멘터리 만드는 '귀향'의 조정래 감독

위안부 다큐멘터리 만드는 '귀향'의 조정래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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