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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항에서 몸수색 당한 여성 결국 ‘눈물 폭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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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유튜브 캡처]

[사진 유튜브 캡처]

미국 공항 내에서 몸수색을 받은 여성의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미국에서 논란이 되고 잇는 공항 여성 몸수색’이라는 제목의 1분 8초 길이의 영상이 올라왔다.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공항 보안요원이 한 여성의 몸을 검사하고 있다. 파란색 고무장갑을 낀 여성 보안요원은 해당 여성의 두 팔을 벌리고 서 있게 한 뒤 몸의 구석구석을 빠짐없이 살피고 있다.
검사를 받는 여성은 굴욕감에 금세라도 울음을 터트릴 듯한 모습이다.

외신에 따르면해당 영상 속 몸수색을 받은 여성은 CNN 정치평론가 안젤라 레이(38)다. 그는 지난해 12월 미국 디트로이트 메트로폴리탄 공항 검색대에서 연방 교통안전청(TSA) 보안요원으로부터 몸수색을 받았다. 그는 추가 몸수색 대상자로 임의 선택됐다.

레이가 얼굴을 붉히며 불만을 표시하자 연방교육안전청 측 매니저는 “몸수색을 거부하면 공항에서 나가야 하고, 탑승자 명단에서도 제외된다”고 경고를 했다. 계속해서 항의하자 매니저는 경찰을 불렀다. 레이는 경찰에게 핸드폰을 건네며 보안요원이 몸수색하는 장면을 촬영해달라고 부탁했다.

이후 레이는 자신의 경험을 CNN 칼럼을 통해 공개했다.

그는 “보안요원의 손이 엉덩이 부위를 만질 때 화들짝 놀랐다. 눈물을 참느라 목이 멨다. 보안요원이 앞쪽으로 오자 신경이 곤두섰고, 중요부위를 쓸어내리는 순간 더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레이는 해당 영상을 연방 교통안전청에 보낸 후 이의를 공식 제기했다. 그는 지나친 공항 몸수색을 공론화한 이유에 대해 “국가 안보만큼 국민의 감정적, 육체적 안녕도 중요하다”며 “불필요하고 정서적 충격을 주는 몸수색 시스템을 바꾸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러한 미국 공항의 과도한 몸수색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연방 교통안전청(TSA)이 보다 직접적인 몸수색 지침을 내려 논란을 가중 시키고 있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입수한 북미국제공항협회(ACI-North America)이 회원사에 보낸 ‘보안 공지문’에 따르면 TSA 검색요원은 앞으로 공항 보안검색대에서폭발물 등이 감지된 승객에게는 검색 공간에서 직접적인 몸수색을 할 수 있다.

지금까지 공항에서 몸수색 절차는 검색 대상자의 민감한 부위를 수색할 경우 손등으로 해야 하고, 극히 제한된 경우에만 위협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조건 아래 손으로 직접 검색해왔다.

하지만 앞으로 TSA의 검색요원들은 사적 검색공간에서 손으로 직접적인 몸수색을 할 수 있게 됐다. 이는 5가지로 분류된 몸수색 절차를 대폭 간소화한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처럼 공항에서 몸수색 절차가 변경됨에 따라 승객들의 저항도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TSA의 과도한 몸수색에 대한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TSA 측은 성명을 내고 “이번 몸수색 절차는 전자 검색대 통과를 거부하는 승객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며 “이미 새로운 몸수색 절차에 대해 공항경찰을 비롯해 수사기관에 통보한 상태”라고 밝혔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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