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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통산 25승·100억원 … ‘한국 언니’ 전미정 저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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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일본여자프로골프협회(JLPGA)투어에서 ‘언니’들의 돌풍이 거세다. 20대 초반 선수들이 맹위를 떨치고 있는 국내여자투어나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와는 다른 양상이다.

프로 16년차의 베테랑 골퍼 전미정(35)은 12일 일본 고치현 도사 골프장(파72·6228야드)에서 끝난 JLPGA투어 요코하마 타이어 토너먼트 PRGR 레이디스컵에서 마지막 날 보기 없이 버디 4개를 잡아내며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합계 7언더파로 후지사키 리호(26·일본)와 동타를 이룬 뒤 연장 첫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 시즌 첫 승을 거뒀다. 전미정이 우승한 것은 지난해 10월 노부타그룹 마스터스GC 레이디스 우승 이후 5개월 만이다.

요코하마 레이디스컵 역전 우승 #한국 선수 최다승 자기 기록 갱신 #‘현역 최고령’ 강수연도 공동 3위 #JLPGA 샷 정교한 베테랑들 유리

지난해 일본투어 상금랭킹 7위에 올랐던 전미정은 30대 중반에도 여전한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다. JLPGA투어에서 한국선수 최다승 기록을 보유한 것도 바로 그다. 이날 우승으로 전미정은 일본투어 통산 25승을 거뒀다. 이 대회 우승은 2013년 이후 4년 만이다. 전미정은 이날 우승 상금 1440만 엔(약 1억4400만 원)을 추가하면서 일본 통산 상금액도 10억 엔(약 100억1600만 원)을 넘어섰다. JLPGA투어 통산 네 번째(후도 유리, 요코미네 사쿠라, 이지희)로 10억 엔의 벽을 넘어선 것이다.

2002년 프로에 데뷔한 전미정은 2005년 일본 무대에 뛰어들었다. 2006년 3승을 시작으로 2013년까지 매년 우승을 추가하며 꾸준한 페이스를 보였다. 하지만 전미정은 2013년 3월 PRGR 레이디스컵 우승 이후 2년 동안 승수를 추가하지 못했다. 2014년에는 부상을 입은 뒤 슬럼프에 빠졌다. 상금순위도 2014년 24위, 2015년 22위로 떨어졌다. 그러나 스윙코치이자 형부인 김종철씨가 그에게 “힘을 내라”며 기운을 북돋웠다. 결국 전미정은 지난해 7월 사만사타바사 레이디스 우승으로 긴 슬럼프에서 벗어났다.

JLPGA투어는 미국·한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코스가 짧다. 정교한 샷을 요구하는 아기자기한 코스가 상당수여서 젊은 선수에 비해 파워가 떨어지는 베테랑도 충분히 우승을 노릴 수 있다.

국내외 투어를 통틀어 한국 선수 최고령인 강수연(41)도 일본 무대에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강수연은 이날 2타를 줄여 합계 6언더파 공동 3위로 김하늘(29)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강수연은 지난해 만 40세의 나이에 산토리 레이디스 오픈에서 우승했다. LPGA투어에선 지난해 우승자의 평균 연령이 22.3세에 불과했다. 그러나 JLPGA투어에서는 이보미·신지애(이상 29)가 상금랭킹 1·2위에 오르는 등 베테랑 골퍼들이 투어를 지배했다. JLPGA투어 최고령 우승 기록은 오카다 미치코(일본)가 세운 50세10개월12일이다. 국내 여자투어 최고령 우승 기록은 고(故) 구옥희가 2002년 세운 45세8개월 3일이다. 구옥희는 또 2005년 48세10개월의 나이로 JLPGA투어 대회에서 우승한 적이 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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