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만한 소형 상가도 1000만불 이상 요구

미주중앙

입력

"올라도 너무 올랐어요. 너무하다 싶을 정도라니까요."

3~4년새 두배 가까이 올라
대규모 개발로 덩달아 상승
"캡레이트 4%대도 힘들어요"
입주업소 렌트비 부담 증가

지난해 보유하고 있던 아파트를 매각한 이모씨는 1031교환을 하기 위해 몇달 동안 LA한인타운에서 상가를 찾고 있지만 도저히 가격이 맞지 않아 결국 외곽으로 눈길을 돌려야 했다. 상가 가격이 급등해 살 엄두조차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씨는 "상가 가격이 불과 3~4년 만에 두배 가까이 폭등한 것 같다"며 "수익률을 생각하면 도저히 계산이 안 나온다"고 말했다.

LA한인타운내 상가 가격이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 웬만한 소형상가도 1000만 달러가 넘을 정도로 가격대가 높다.

실제로 현재 얘기가 오가는 웨스턴가의 한 2층 상가는 건물주가 1200만 달러를 요구하고 있다. 올림픽가에 있는 한 상가는 건물주가 1400만 달러에 시장에 내놓은 상태. 이 상가들은 불과 3~4년 전만 해도 600만~800만 달러 정도로 시세가 형성됐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윌셔가 웨스턴 서쪽에 위치한 한 상가는 건물주가 1280만 달러를 요구하고 있으며, 웨스턴가의 한 2층 상가는 1400만 달러, 올림픽가의 한 2층 상가도 1200만 달러에 얘기가 오가고 있다.

이처럼 상가 가격이 오르다보니 상업용 부동산 투자의 가장 중요한 척도인 캡레이트(CAP Rate: 투자 대비 수익률)는 4% 아래로 형성되고 있다. 상가의 캡레이트는 일반적으로 5~6%선에 형성됐으며, 부동산 시장이 달아오르면 4~5% 선으로 내려가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은 4%대는 찾기가 힘들고 심지어 3%까지 내려갔다는 게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처럼 상가 가격이 오른 것은 타운에 대규모 개발이 이어지면서 수요는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상가 공급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현재 LA한인타운에서 진행중인 개발 프로젝트는 50개에 육박하며, 계획대로라면 새롭게 건설될 주거용 유닛만 7000~8000유닛에 이른다. 하지만 상가 개발은 전무한 상황. 주민은 급격히 늘 것이 확실한 데 상가 공급은 부족해지는 것이다.

LA한인타운에 타인종들이 몰리고 있는 것도 상가 가격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 아파트에서 상가로 투자처를 돌리는 투자자들도 늘고 있는 상황이다.

켈러윌리엄스의 허대영 에이전트는 "LA한인타운이 발전하면서 상가 프리미엄도 높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특히 한인들은 외곽에 있던 건물을 팔고 LA한인타운에 투자하려는 수요도 많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상가가 이처럼 높은 가격에 매각되면 렌트비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 불보듯 뻔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최근 높은 가격에 거래된 상가의 경우, 새 건물주들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대부분 렌트비를 인상하고 있다는 것이 부동산 업계의 설명이다. 심지어는 리스가 끝난 테넌트의 경우, 렌트비가 2배 이상 오르는 경우도 있다.

웨스턴가에 위치한 한 식당 대표는 "누군가 건물을 사려고 한다는 말을 들을 때 마다 간이 철렁한다"며 "높은 가격에 건물을 사면 이후 렌트비 인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거의 공식과 같다. 테넌트 입장에서는 결코 반갑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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