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깊어가는 미국 - 베네수엘라 이번엔 외교관 맞추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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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외교관 맞추방 사태를 빚으며 미국과 베네수엘라 관계가 악화 일로로 치닫고 있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나치의 히틀러에 비유했으며, 차베스는 자국민 100만 명을 총으로 무장시킬 방침이라고 주장했다.

숀 매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은 3일 "미국 주재 베네수엘라대사관의 헤니 피구에레도 프리아스 행정실장을 기피인물로 지목한다. 그는 앞으로 72시간 내에 미국을 떠나야 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날 베네수엘라가 미국 외교관 추방 조치를 취한 데 따른 맞대응이었다. 우고 차베스 대통령은 2일 집권 7주년 기념 TV연설에서 "베네수엘라 주재 미국대사관의 존 코레아 해군 대위를 간첩 혐의로 추방키로 했다"며 "간첩 행위를 즉각 중단하지 않으면 미 대사관의 무관 전원을 추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지난주 군용기 수입 관련 기밀 정보를 미국 정부에 제공해 온 전.현직 장교들을 적발했다고 발표한 뒤 미 대사관 직원들을 대상으로 진상조사를 벌여 왔다.

이에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아돌프 히틀러도 차베스처럼 합법적인 선거를 통해 집권했지만 결국 독재자가 됐다"며 차베스를 맹비난했다. 차베스는 4일 대규모 장외 집회에서 "미국의 침공 가능성에 맞서 베네수엘라인 100만 명을 무장시킬 소총을 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신체적 특징으로 볼 때 히틀러와 유사한 대통령은 따로 있다"며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을 조롱했다.

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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