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명 시위대 집결 '일촉즉발'…헌재, 선고기일 오늘 발표 유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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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을 심리하는 헌법재판소가 8일 오후 선고기일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선고 기일로는 10일이 유력하다.

재판부, 오늘 오후 3시부터 평의 #선고기일 발표 유력…10일 선고 전망 #대통령 측 김평우 변호사, 헌재 앞 기자회견 #"8인 재판부 선고는 인용이든 기각이든 무효"

헌법재판소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재판관들은 이날도 침묵 속에 출근했다. 전날처럼 오후 3시부터 평의를 열어 탄핵심판 선고일 등에 대한 논의를 한다. 재판관들의 평의는 지난달 27일 최종변론 이후 이날까지 6번째다.

헌재 주변은 경찰 버스차량으로 벽이 쳐졌다. 경찰 병력 12개 중대, 1000명이 투입됐다. 헌재 초입인 안국역부터 주변 곳곳에 박사모와 어버이연합 등 탄핵 반대를 외치며 태극기를 흔드는 집회 참가자 수십명이 집결해 있어서다.

박 대통령 대리인단 소속 김평우 변호사도 이날 오전 10시 50분쯤 헌재 앞에 도착해 금식 기도회를 열고 있는 집회 참가자를 격려하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 변호사는 “헌재는 자멸하지 말라. 8인 재판관이 이 국회의 탄핵소추를 인용이나 기각의 결정을 내린다 하더라도 이는 재판권 없는 재판부가 내린 결정이므로 법률상 무효”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27일 열린 최종변론에서 “9인 재판소가 될 때까지 탄핵심판 결정을 미뤄야 한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공석인 헌재소장을 임명해야 한다”고 한 주장을 이어간 것이다.

김 변호사의 발언 직후 그를 인터뷰하려는 취재진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지면서 안국역 일대엔 잠시 소란이 일기도 했다.

취재진의 관심도 온통 헌재의 선고일 발표에 쏠려 있다. 기자실(브리핑룸)은 평소보다 많은 취재진으로 빈 자리가 보이지 않을 정도다. 헌재 주차장엔 전날 선고일 발표를 예상해 대기하던 방송사 중계차량들이 빠지지 않고 이틀째 대기 상태로 있다.

애초 헌재 안팎에선 재판부가 7일 선고일을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2004년 고 노무현 대통령 탄핵심판 때처럼 선고 사흘 전 통보가 될 것이란 판단에서였다. 하지만 재판관들은 이날 오후 3시부터 한 시간 가량 평의만 진행하고 선고기일은 통보하지 않았다.

재판부가 선고일을 10일이 아닌 13일로 늦춰 잡을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선고일 통보는 10일을 넘겨 주말에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럴 경우 주말 집회의 분열 양상을 더 키울 수 있는 데다 13일이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의 퇴임일이어서 재판부가 이날을 선고일로 잡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법조계의 분석이다.

서준석 기자 seo.juns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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