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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카 장기 자랑, 들썩이는 제네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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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마티아스 뮐러 폴크스바겐그룹 최고경영자(CEO)가 6일(현지시간) 제네바모터쇼에서 자율주행 컨셉트카 ‘세드릭’을 소개하고 있다. [로이터]

마티아스 뮐러 폴크스바겐그룹 최고경영자(CEO)가 6일(현지시간) 제네바모터쇼에서 자율주행 컨셉트카 ‘세드릭’을 소개하고 있다. [로이터]

유럽산 수퍼카(고성능차)가 대거 선보여 ‘부자의 놀이터’로 불리는 ‘2017 제네바 모터쇼’가 7일(현지시간) 언론 공개 행사를 시작으로 개막했다. 18일까지 이어지는 모터쇼는 올해가 87회째다. 전세계 180여개 업체가 참가해 60여대 신차를 세계 최초로 선보인다. 전시 규모는 세계 5대 모터쇼로 꼽히는 독일 프랑크푸르트모터쇼나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 프랑스 파리 모터쇼, 일본 도쿄 모터쇼에는 뒤지지만 신차 면면을 봤을 땐 가장 호화로운 모터쇼란 평가다.

관람객이 세드릭 실내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이번 모터쇼엔 180여개 업체가 60여대 신차를 선보인다. [로이터]

관람객이 세드릭 실내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이번 모터쇼엔 180여개 업체가 60여대 신차를 선보인다. [로이터]

이번 모터쇼는 패션쇼로 치자면 대중이 입을 수 있는 기성복을 선보이는 ‘프레타 포르테’보다, 입기 어렵지만 한 시대의 트렌드를 주도할 콘셉트를 제시하는 ‘오트 쿠튀르’에 가깝다. 소비자가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소형·준중형급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보다는, 자동차 브랜드가 각자 기술력을 자랑하는 수퍼카·컨셉트카나 대형 플래그십 세단이 주로 데뷔한다. 연비·실용성보다 폭발적인 주행성능을 자랑하는 신차들이다.

페라리 ‘812 수퍼패스트’

페라리 ‘812 수퍼패스트’

이탈리아 스포츠카 브랜드 페라리는 페라리 역사상 가장 빠른 수퍼카 ‘812 수퍼패스트’를 선보인다. 12기통 6.5L 가솔린 엔진을 얹고 최고 출력 800마력, 최대 토크 73.3kgf·m의 성능을 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2.9초에 불과하다. 최고 속도는 시속 340㎞.

올 87회 모터쇼 … 180여 업체 참가 #실용성보다 폭발적 성능 경연장 #페라리, 시속 340㎞ 신차 선보여 #포르쉐, 680마력 하이브리드 출품 #현대차, 수소 전기 컨셉트카 공개

영국이 자랑하는 스포츠카 브랜드 맥라렌은 2세대 ‘맥라렌 수퍼 720S’를 공개한다. 기존 1세대 ‘650S’를 진화시켰다. 8기통 4L 가솔린 엔진을 얹고 최고 출력 720마력의 힘을 뿜어낸다. 속도를 높이면 계기판이 접히면서 분당 엔진 회전수(RPM) 눈금 같이 운전자에게 필요한 정보만 제공하는 기술을 적용했다.

독일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는 ‘파나메라 터보SE’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품한다. 배터리 만으로 50㎞까지 달릴 수 있다. 8기통 4L 가솔린 엔진을 얹고 최고 출력 680마력, 최대 토크 86.7㎏f·m의 성능을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3.4초 걸린다. 최고 속도는 시속 310㎞.

르노 ‘알핀’

르노 ‘알핀’

르노삼성차의 모회사인 프랑스 르노자동차는 1995년 이후 22년 만에 고성능차 ‘알핀’을 부활시켰다. 경차에 강한 프랑스차 답게 작지만 단단한 가속력을 뽐낸다. 1.8L 가솔린 엔진을 얹고 최고 출력 250~300마력의 성능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데 4.5초면 충분하다. 올 하반기에 유럽에서 6만 유로(약 7300만원)에 출시할 계획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G클래스’에 마이바흐 브랜드를 입힌 최고급 SUV를 선보인다. ‘마이바흐 G650 런들렛’이다. 뒷쪽 지붕을 전동식으로 여닫을 수 있다. 12기통 6L 가솔린 엔진을 얹고 최고 출력 630마력, 최대 토크 102㎏f·m의 ‘괴력’을 발휘한다. 99대만 한정 생산한다. 최소 6억원 이상으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SUV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폴크스바겐 ‘아테온’

폴크스바겐 ‘아테온’

화려한 수퍼카만 선보이는 것은 아니다. 실용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유럽인 만큼 현지에서 강세인 해치백(뒷좌석과 트렁크 구분을 없앤 차)·왜건(해치백의 트렁크를 늘린 모델) 모델이나 SUV도 다수 데뷔한다. BMW는 5시리즈의 왜건 모델인 ‘5시리즈 투어링’을 선보인다. 이전 세대보다 10L 늘어난 570L의 적재 공간을 확보했다. 도요타는 유럽 시장을 겨냥해 개발한 소형차 ‘야리스’의 해치백 모델을 내놓는다. 랜드로버는 레인지로버 이보크와 스포츠 사이 차급의 SUV ‘벨라’를 공개한다.

현대차 ‘i30 왜건’

현대차 ‘i30 왜건’

현대차는 유럽 시장에서 인기를 끄는 해치백 ‘i30’의 왜건 모델을 내놨다. i30보다 적재 공간을 더 넓혔다. 친환경차 중에선 ‘FE 수소전기차’ 컨셉트카를 등장시켰다. 내년 출시 예정인 차세대 수소차의 밑그림을 엿볼 수 있는 모델이다.

기아차는 니로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와 K5 스포츠왜건 PHEV 2종을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쌍용차는 7인승 대형 SUV 컨셉트카 ‘SAVL’을 선보인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최종식 쌍용차 사장도 모터쇼에 참석해 글로벌 자동차 업계 동향을 살펴볼 예정이다.

이번 제네바 모터쇼에 참석한 김용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대중차 브랜드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하려면 고성능차 개발이 필수다. 많이 팔리는 차에 적용할 연비·실용성 못지않게 수퍼카 개발 과정에서 쌓은 기술력을 양산차에 적용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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