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두 김 단합하면 승산 있다"|중공언론들 대통령 경선에 관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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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홍콩=박병석특파원】중공매스컴 및 문회보 등 홍콩에서 발행되는 중공계 신문들이 한국의 대통령 경선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17일 신화사통신은 「한국총선 3김1노」라는 제하의 북경발 논평(18일 대공보가 전재)을 통해 김대중·김영삼·김종필·노태우씨 순으로 인물평을 한 다음 만일 김영삼·김대중씨 등 「2김」이 후보 단일화에 성공하면 집권당에 상당한 위협을 가할 수 있지만 「2김」이 서로 양보를 하지 않아 집권당은 내심 즐거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논평은 중공당기관지 인민일보에도 게재됐다.
논평은 또 김종필씨를 박정희대통령집권 당시의 「2호인물」로 표현했으나 관찰가들은 『그가 이번 선거에서는 당선될 수 없을 것』으로 보고있다고 전했다.
신화사는 한국의 이번 대통령선거가 민주의 힘이 전례 없이 강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야당·재야 및 많은 국민들은 투표직전 「2김」 중 한 사람이 후보를 사퇴함으로써 민주당은 「병분양로」의 불리한 국면을 전환, 승리의 확률을 높일 것을 여전히 기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문회보는 12일자 사설 (한국대통령선거제하)이나 13일자 「세사만필」(2김 내홍의 비극 제하)을 통해 『2김이 단합만 하면 집권당의 노후보를 꺾을 기회를 앞에 두고 있으나 2김이 서로 양보를 하지 않고 대립함으로써 정권교체의 기회는 약해지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 신문은 제3세계의 국민들이 많은 희생을 치르고서야 「독재자의 양보」를 얻게되지만 야당은 권력의 유혹 앞에서 4분5열 되고 최악의 경우에는 독재자가 야당지도자의 분열이라는 허를 찔러 반격에 나서게돼 마침내 민주운동이 실패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았다는 일반론을 강조했다.
이어 문회보는 『필리핀과 한국이 이같은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제한 후 『아직 최악의 사태에는 이르지 않았으나 민주의 앞날은 조금도 밝지 않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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