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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측 “90만 모였다” 태극기 측 “500만 집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4개월간 1500만 명이 광장에 모였습니다.” 지난 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19차 촛불집회에서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 국민행동(퇴진행동)’ 윤희숙 집회기획팀장은 연단에 올라 이렇게 말했다. 이날 주최 측이 발표한 참여 인원은 90만 명이었다. 한국의 전체 병력 규모가 62만 명임을 고려할 때 국군 병력의 1.5배에 해당하는 인원이 광화문광장에 모였다는 주장이 된다.

탄핵심판 앞두고 서로 세 과시 #“객관성 없는 숫자 대결 버려야”

이날 탄핵 반대 집회를 주최한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 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는 서울광장(시청 앞 광장) 주변에 500만 명이 모였다고 주장했다. 이는 부산 인구(350만 명)의 약 1.5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광장과 주변 도로를 모두 합치더라도 수용 가능한 인원은 2만 명 안팎이다. 500만 명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규모다”고 지적했다.

집회 주최 측의 인원 부풀리기는 갈수록 더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1월 제12차 촛불집회부터 “주최 측과 경찰이 집계한 참가인원이 달라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한다”는 이유로 자신들이 파악한 참여 인원을 밝히지 않고 있다.

김귀옥 한성대 사회학과 교수는 “수치의 객관성이 결여된 상황에서 집회 주최 단체들은 내부결속과 상대편에 대한 세 과시를 위해 뻥튀기 숫자를 발표하고 있다. ‘숫자의 정치’를 버릴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김민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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