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강철 북한 대사 추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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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말레이시아가 4일 강철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대사에 대한 추방 결정을 내렸다. 말레이시아가 북한과의 비자면제협정 파기에 이어 대사 추방 조치까지 취함에 따라 북한과 말레시아간 국교 단절이 머지 않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말레이시아 외무부는 4일 밤 성명을 내고 “강철 대사를 오늘 오후 6시까지 외교부로 소환했으나 어떤 응답도 없었다”며 “이에 따라 외교부는 강철 대사를 ‘외교상 기피 인물’(persona non grata)로 지정했음을 북한 대사관 측에 통보했다. 따라서 그는 4일 오후 6시로부터 48시간 이내에 말레이시아를 떠나야 한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당국의 이 같은 강경 조치는 김정남 암살 사건 발생 이후 북한이 말레이시아 경찰 당국의 수사를 불신하고 비난해왔기 때문이다. 지난달 13일 사건 이후 북한은 “말레이시아 경찰의 수사를 신뢰할 수 없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한국과 결탁해 북한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하는 등 말레이시아 당국을 맹비난했다.
아니파아만 말레이시아 외무부 장관은 성명에서 “말레이시아 정부는 자국을 모욕하고 신뢰도를 훼손하려는 어떤 시도에도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비자면제협정 파기와 강철 대사 추방 등의 조치에 대해 “북한과의 관계 재검토의 일환"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20일 모하맛 니잔 평양주재 말레이시아 대사가 본국으로 소환된 데 이어 강 대사가 추방되면 양국 간의 공식 외교 채널은 사라지게 된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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