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뉴스 콘텐트 정당한 대가 지불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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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미디어산업 활성화 세미나

2일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미디어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부 조직개편 방안’ 세미나가 열렸다. 왼쪽부터 이준웅 서울대 교수, 김경호 한국신문협회 기조협의회장, 김성철 고려대 교수, 김정기 한양대 교수, 이민규 중앙대 교수, 이규연 JTBC 탐사기획국장, 심영섭 한국외국어대 교수. [사진 최정동 기자]

2일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미디어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부 조직개편 방안’ 세미나가 열렸다. 왼쪽부터 이준웅 서울대 교수, 김경호 한국신문협회 기조협의회장, 김성철 고려대 교수, 김정기 한양대 교수, 이민규 중앙대 교수, 이규연 JTBC 탐사기획국장, 심영섭 한국외국어대 교수. [사진 최정동 기자]

네이버 등 포털은 신문사가 제공하는 뉴스 콘텐트에 정당한 대가를 지불해야 하며, 이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일 오후 2시 한국신문협회(회장 이병규) 주최로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미디어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부 조직개편 방안’ 세미나에서다.

네이버, 2013년 영업이익 5241억 #뉴스가 14% 기여, 742억 벌었지만 #공급 과잉 이유로 헐값 사용료 내 #“신문은 민주주의 위한 필수 인프라 #정부, 합리적 사용료 기준 세워야”

이날 발제자로 나선 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신문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위한 필수적인 인프라로, 뉴스가 생활 속에 들어가 만들어내고 파생시키는 가치가 상당하다”며 “이런 언론의 중요성에 비해 신문산업 활성화를 위한 시장 내 조정과 진흥이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우선 뉴스 콘텐트의 유통을 주도하고 있는 포털과 신문사가 상생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뉴스 콘텐트의 (포털) 기여도 및 적정한 대가를 산정하기 위해 합리적인 원칙과 기준을 세우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네이버나 카카오 등 포털은 소수인데 신문사는 많아 뉴스 공급의 과잉이 나타나 불균형을 이루고 있다”며 “이에 따라 포털과 신문사의 뉴스 콘텐트 기여도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자체 개발한 툴에 따라 2013년 네이버의 영업이익 5241억원 중 뉴스 기여도가 742억원(14.2%)이라고 분석해 냈다. 이 기여도를 적정한 산정을 통해 네이버와 신문사가 각 50대 50이나 45대 55 등의 비율로 수익을 나눠야 한다는 게 김 교수의 주장이다.

특히 김 교수는 이 같은 역할에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교수는 “이익이 첨예하게 갈리는 문제이기 때문에 양측의 간극이 크다”며 “이 때문에 기초 자료를 모으고 연구해야 할 책임이 정부에 있다. 그를 통해 합리적 가이드라인을 갖고 상생적 협의를 할 수 있도록 감시·독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료: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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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토론자로 참여한 이민규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도 “정부는 뉴스가 공짜가 아니라 유료 콘텐트라는 인식을 보급하는 데 주도적으로 나서는 한편 뉴스 소비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래·문체부, 미디어정책 부서 통합도 제안

자료: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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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김 교수는 향후 미디어산업 활성화를 위해 문화체육관광부·미래창조과학부 등으로 나누어진 미디어 정책 관련 부서의 통합도 제안했다. 김 교수는 박근혜 정부의 조직개편에 대해 “정보통신기술(ICT) 및 미디어 정책 관련 업무를 미래창조과학부 중심으로 개편했지만 불완전한 업무 분장으로 정책 혼란만 늘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향후 조직개편 시 “미래부를 폐지하고 대신 효율적인 미디어산업 규제 및 육성을 위한 통합 전담 부처인 ‘정보문화부’(가칭)를 신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미래부에서 담당하던 ‘과학’은 정보문화부에서 분리시켜 독립 부처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방송통신위원회는 공영미디어 규제만을 담당하는 ‘공영미디어위원회’로 개편해 전반적인 미디어정책은 정보문화부에서 수립하고, 공영미디어위원회는 공영미디어 평가 및 인허가, 임원 인사 등 공영미디어 규제만 담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글=노진호 기자 yesno@joongang.co.kr

사진=최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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