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리인단 헌재서..."당뇨 때문에 먼저" 소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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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대리인단 서석구 변호사. [사진 중앙일보]

박근혜 대통령 대리인단 서석구 변호사. [사진 중앙일보]

헌법재판소에서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이 27일 모두 종료된 가운데, 박 대통령측 대리인단 사이에서 변론 순서를 정하며 "당뇨 때문에 먼저", "합의되지 않았다" 등 소동을 일으켜 논란이다.

이날 헌재 최종변론은 오후 2시쯤 시작해 8시30분쯤 종료됐다. 국회 탄핵소추위원단측은 오후 2시9분부터 변론을 시작해 1시간 10분여 뒤인 3시23분쯤 발언을 끝냈다.

하지만 박 대통령 대리인단의 변론은 오후 3시30분부터 시작해 8시26분쯤 마무리됐다. 그사이 한 차례 휴정까지 거쳤다. 변론에만 약 4시간이 넘는 시간이 쓰였다.

이날 박 대통령측 대리인단에는 15명의 변호사가 참여했다. 이들은 발언 순서를 정하는 과정에서 불협화음을 냈다. 서로 발언하겠다며 나서는 해프닝이 벌어진 것이다.

박 대통령 대리인단측에서 발언 순서를 정하며 서석구 변호사가 "김평우 변호사가 당뇨가 있어서 건강 때문에 순서를 앞쪽에 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하자 김평우 변호사도 "순서를 합의했다"며 서석구 변호사의 말에 동의하는 취지의 말을 했다.

하지만 이중환 변호사는 "합의가 되지 않았다"라며 "재판장님 말씀대로 해달라"고 말했다.

그러자 김평우 변호사는 재차 "정기승 변호사가 제일 먼저 하고 그다음 제가 하고, 사법연령(사법연수원 졸업) 순으로 하기로 나머지 변호사들과 이야기가 됐다"고 말해 이중환 변호사의 의견에 반대했다.

박 대통령 대리인단의 이 같은 모습을 보고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이정미 재판관은 "종전에 계속 참여하신 분의 의견을 먼저 듣도록 재판부에서 정했다"라며 "나중에 참여하신 분은 나중에 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서석구 변호사는 "김평우 변호사가 당뇨가 있어서 건강 때문에 순서를 당겨달라"고 재차 말했다.

서석구 변호사의 의견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이 재판관의 의견 대로 박 대통령 대리인단에서는 이동흡 변호사를 시작으로 15명이 차례로 발언을 이어갔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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