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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공유 서비스 위워크, 무섭게 크는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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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2010년 2월 미국 뉴욕에서 시작한 위워크는 세계 최대 사무실 공유 서비스 기업으로 성장해 현재 15개국 120개의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위워크 본사가 있는 뉴욕 맨해튼의 위워크 첼시 지점. [사진 위워크]

2010년 2월 미국 뉴욕에서 시작한 위워크는 세계 최대 사무실 공유 서비스 기업으로 성장해 현재 15개국 120개의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위워크 본사가 있는 뉴욕 맨해튼의 위워크 첼시 지점. [사진 위워크]

미국 뉴욕의 금융 중심지 월스트리트. 금융인들이 주로 오가는 거리 한복판 110번지에 위치한 창업센터의 서너개 층을 수백 개의 핀테크 관련 스타트업들이 입주해 서로 경계를 허물고 지낸다. 일부 공간은 공유하고, 일부는 전용하는 식으로 운영되는 위워크(WeWork) 월스트리트점이다. 위워크의 공동창업자인 미겔 맥켈비는 “창업자들이 서로에게 필요한 정보와 성공 혹은 실패사례를 공유할 수 있어서 스타트업의 성공확률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위워크는 같은 건물 내 3개 층을 빌려 하우스를 공유하는 ‘위리브(WeLive)’ 서비스도 개시했다.

뉴욕에 본사 전세계 36개 도시 진출 #기업가치 벌써 200억 달러 웃돌아 #소프트뱅크서 3조원대 투자할 듯 #국내엔 강남점 이어 을지로점 오픈

일본의 거대 통신기업 소프트뱅크가 세계 최대의 사무실 공유서비스업체로 성장한 위워크에 30억 달러(약 3조4000억원) 이상을 투자한다. CNBC는 26일(현지시간) 소프트뱅크가 당초 2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가 계속되는 협상에서 10억 달러 이상을 추가로 투자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추가 협상 결과, 위워크의 가치는 올해 초 평가받은 170억 달러에서 200억 달러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몸값이 올라가게 된다. 올 초 기업공개를 앞둔 스냅챗의 기업가치(250억 달러 예상)와 맞먹는 규모다.

뉴욕 맨해튼에서 설립된 위워크는 전 세계 36개 도시, 120여 개 지점에서 사무실 공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건물 한 채를 임대한 뒤 사무공간을 나누고 인테리어를 꾸며 멤버십 형태로 재임대하는 사업모델로 부동산업계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지난 15일 미국의 대형 자산운용사인 포트리스인베스트먼트 그룹을 33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한 데 이어 위워크에 거액을 투자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위워크의 미래가치에 베팅한 것이다. 포트리스가 월가에서도 부동산과 채권에 강점을 띤 자산운용사인 것처럼, 부동산에서 발군의 능력을 발휘하면서 창업 시장을 리드하고 있는 위워크도 훌륭한 투자대상이다.

위워크는 지난해까지 골드만삭스·피델리티인베스트먼트·JP모건체이스 등 막강한 금융회사들이 투자하면서 2012년 1억 달러였던 기업 가치가 현재 170배로 뛴 상태다. 공유경제 전문 사이트 데스크매그에 따르면 공유 사무실 숫자가 2011년 1130곳에서 지난해 1만1300여 곳으로 10배 늘어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공유 사무실 이용자 수 또한 2011년 4만3000여 명에서 지난해 83만5000여 명으로 크게 늘었다.

자료: 데스크매그

자료: 데스크매그

2010년 2월 이스라엘 해군장교 출신 애덤 노이만이 미겔 맥켈비와 함께 현금 30만 달러(약 3억5000만원)로 창업했다. 스타트업과 같은 작은 회사가 필요하지 않은 넓은 공간을 빌려서 비싼 렌트비를 내는 게 불합리하다고 여겼고, 이를 공유로 해결하려한 것이다. 타이밍도 좋았다. 2008년 금융위기 때문에 마침 1인 창업이 늘어나고 있었다. 뉴욕 브루클린에서 조그맣게 시작한 사업은 날로 번창해 맨해튼으로 터전을 옮겼고, 본격적인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국내에도 진출해 지난해 8월 10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강남점을 오픈했다. 오픈 후 4개월 만에 90% 이상의 입주율을 달성했고, 현재 100% 수준이다. 이달 초에는 3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을지로점을 오픈했다. 3000명 수용 규모는 전 세계 위워크 사무실 중 두 번째로 큰 규모이고 아시아 최대다.

국내업체들도 사무실 공유 사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스튜디오블랙·패스트파이브·르호봇 등이 그들이다. 인적 네트워크 형성은 물론이고 사무실 청소 서비스, 공용 주방에 위치한 커피와 생맥주 이용, 무료 세무·법무 상담 서비스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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