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교동 "DJ.구주류 겨냥한 것"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민주당은 권노갑(權魯甲)전 고문이 11일 밤 긴급체포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당혹감과 긴장에 휩싸였다. 의원들은 2000년 4월 총선 전 비자금이 구주류의 수장 격인 權전고문을 통해 당내로 유입됐을 것이란 추측이 나돌았던 만큼 사건의 전개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동교동계 의원들은 당황해하는 빛이 역력했다. 김대중(DJ)전 대통령 측의 관계자는 "DJ와 민주당 구주류를 노린 정치적 노림수가 있는 것 아니냐"고 의구심을 표시했다.

權전고문의 측근인 이훈평(李訓平) 의원은 "權전고문이 검찰에 영장 제시를 요구하자 검찰이 '없다'며 긴급체포로 하자고 했다더라"면서 "정몽헌 회장은 정치인을 만나고 다니는 사람이 아니라고 들었다"며 비자금 수수의혹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도 李의원은 "權전고문이 돈을 받았다 하더라도 그 돈이 당내 젊은 친구들한테 가지 어디로 가겠느냐"고 신주류 초.재선 의원을 겨냥했다. 박양수(朴洋洙)의원은 "뒤통수를 맞은 것 같다"며 "이상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날 DJ의 동교동 사저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한편 오후 6시부터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린 신.구주류 신당 조정대화기구 모임에도 이 소식이 전해졌다. 이 자리에는 정대철(鄭大哲)대표. 김원기(金元基) 고문을 비롯, 동교동계 박상천(朴相千).정균환(鄭均桓).이협(李協)최고위원 등이 참석했다. 이낙연 대표비서실장은 "8시20분쯤 메모가 전달됐고 참석자들이 모두 놀랍고 유감스럽다고 했다"고 전했다.

신용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