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입장 없다는 게 청와대의 공식 입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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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노무현 대통령은 검찰의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에 대한 긴급체포 방침을 사전에 보고받았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權씨가 긴급체포되기 몇시간 전인 이날 오후 5시10분쯤 강금실(康錦實)법무부 장관에게서 검찰의 긴급체포 방침을 보고받았다는 것이 윤태영(尹太瀛)대변인의 설명이다.

이 자리에서 盧대통령은 아무런 언급 없이 묵묵히 보고만 받았다고 尹대변인은 소개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매우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워낙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인 데다 신당 논의 등 정국에 미칠 파장이 크다고 보기 때문인 것 같다.

尹대변인은 "검찰 수사는 청와대가 개입할 부분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盧대통령의 침묵에 대해 설명했다.

尹대변인은 "민주당 구주류 등이 반발하고 있다"는 질문에 잠시 생각을 한 뒤 "어쨌든 지금은 할 말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尹대변인은 權씨 긴급체포에 대해 "공식 입장이 없다는 게 청와대의 공식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청와대 고위 관계자들은 극도로 말을 아꼈다. 문재인(文在寅)민정수석은 "대변인에게 문의하라"고 했고, 유인태(柳寅泰)정무수석도 "우선 지켜봅시다"라고 했다. 柳수석은 "검찰이 지금이야말로 정치적으로 독립됐다고 봐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정대철 민주당 대표건에서도 드러났듯이 (청와대가 검찰 수사에 영향을 미친다는)정치적 오해는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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