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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는 정책 행보로 '민심 잡기'…손학규는 스킨십으로 '당심 잡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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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경선을 앞둔 국민의당 대선 후보들의 전략이 엇갈리고 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정책 행보를 하며 전국 지지율을 견인하는 공중전을 택했다면,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의장은 당원들과의 스킨십을 늘리며 지상전을 벌이고 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23일 서울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 아나이스 홀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전문가광장 창립대회에 참석해 최상용 고려대 명예교수(왼쪽)과 표학길 서울대 명예교수(오른쪽)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우상조 기자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23일 서울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 아나이스 홀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전문가광장 창립대회에 참석해 최상용 고려대 명예교수(왼쪽)과 표학길 서울대 명예교수(오른쪽)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우상조 기자

안 전 대표는 23일 각계 전문가 700여명으로 구성된 지지그룹인 ‘전문가광장’을 출범시키며 세몰이에 나섰다. 대선 주요 전략으로 ‘안정감 있는 정권 교체’를 잡은만큼 발표 중인 각종 정책에 힘을 싣기 위해서다. 안 전 대표는 교육→안보→일자리 등의 순으로 매주 분야별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누구와 토론해도 경쟁력 입증할 자신


안 전 대표는 이날 출범식에서 “지금 대선주자 가운데 과거 청산과 미래 대비를 위한 구체적 비전을 제시한 사람은 저밖에 없다”며 “누구와도 언제든지 토론을 통해 제 경쟁력을 입증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安, 전문가 700명 참여한 자문그룹 출범 #文의 국민성장에 맞불 #

안 전 대표는 그동안 부산ㆍ광주 등 지역 방문 일정을 잡을 때마다 지역 내 전문가들과 저녁식사를 빼먹지 않는 등 전문가 그룹을 모으는 데 집중해 왔다. 안 전 대표가 본선에서 자신과 양자대결을 할 것이라고 꼽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이미 지난해 10월, 전문가 500명이 참석한 ‘국민성장’을 출범시켰다. 이번 안 전 대표의 전문가광장은 문 전 대표의 국민성장의 맞불 성격도 있는 것이다.

전문가광장은 표학길 서울대 명예교수가 상임대표를 맡았고, 공동대표는 김만수 예비역 공군 준장, 김태일 노동정치연대포럼 대표, 박도순 고려대 명예교수, 이혜주 중앙대 명예교수, 조세환 한양대 교수, 천근아 연세대 의대 교수가 이름을 올렸다.

안 전 대표, 정책행보로 본선 경쟁력 높이기

전문가광장은 향후 안 전 대표가 운영하고 있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과 함께 분야ㆍ지역별 공약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이날 행사에도 내일 이사장인 최상용 고려대 명예교수가 참석했고, 내일 소장인 박원암 홍익대 교수와 내일 이사인 이성출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등도 전문가광장에 이름을 올렸다.


안 전 대표는 다음주 에도 산업ㆍ창업 정책을 발표하며 정책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출범식에서도 평생교육에 대한 질문을 받은 후 “지금 선진국은 전체 교육예산의 7%를 평생교육에 쓰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전체 교육예산 중 7%는 커녕 0.072%만 쓰고 있다”며 구체적인 수치까지 즉석에 들며 정책을 설명하는 등 자신감을 나타냈다.

안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당내 경선도 중요하지만 본선 때 경쟁력도 중요하다”며 “최근 발표한 교육개혁과 일자리 정책 등에 대한 반응이 좋은만큼 정책 행보를 계속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손학규, 국민의당 당심 장악 나서

국민의당에 입당한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은 당 지도부와 지역 일정을 함께 하며 당심(黨心) 장악에 나서고 있다. 손 전 대표는 이날 동물보호단체와의 간담회 외에 공개 일정을 잡지 않았다. 손 전 대표 측은 “정책을 가다듬고 당원이나 지역위원장 등과 스킨십을 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국민의당과 조건없는 통합을 선언한 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와 함께 대화를 나누며 이동하고 있다.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국민의당과 조건없는 통합을 선언한 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와 함께 대화를 나누며 이동하고 있다.

손 의장 측은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지지율은 낮지만 당내 경선은 해볼만 하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안 전 대표의 당내 조직 기반 등이 취약하다”며 “반면 손 의장 측은 국민주권개혁회의 회원 수만명과 그동안 각종 선거를 치르며 만들어 온 조직의 힘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선서 안철수 누르면 지지율 달라질 것

손 의장도 지난 13일 월간중앙과의 인터뷰에서 “안 전 대표가 갖고 있는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결국 손학규가 이길 것”이라며 “손학규가 갖고 있는 안정감ㆍ경험ㆍ지혜 등이 ‘통합의 리더십’으로 승화될 것이고, 우리 국민의당 당원들은 손학규를 선택할 것이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손 의장 측은 약점으로 꼽히는 본선 경쟁력에 대해서도 "경선이 종료하면 달라질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손 의장 측 관계자는 “안 전 대표를 누르고 당내 경선에서 이길 경우 지지율도 자연스레 상승하며 본선 경쟁력이 생기게 될 것”이라며 “탄핵 절차가 끝나고 각당의 경선이 끝나면 대선 주자를 평가하는 기준이 달라지기 때문에 안정감 있는 손 의장에게도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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