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정보, 여행사 홈피 뺨쳐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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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한국의 행정기관 홈페이지 수준은 유엔에서도 지난해 말 세계 4위로 꼽았다. 행정기관 홈페이지 평가를 주도한 문형남 숙명여대 교수는 "국내 행정기관의 홈페이지는 세계 최고 수준인 미국 캘리포니아 주정부 사이트에 비해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문제점을 지적하고 서열을 매기던 홈페이지 평가 방식에서 벗어나 내년부터는 미흡한 점을 보완할 수 있도록 컨설팅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 어떻게 달라졌나=무엇보다 누구나 쉽게 행정기관 홈페이지를 드나들 수 있는 게 가장 큰 변화다. 이번 평가에서도 '홈페이지 접근성 항목'의 점수가 82.6점으로 가장 높았다. 운영성과 구축성(사이트 완성도)은 각각 76점에 그쳤다. 행정기관의 홈페이지에 담긴 내용도 대부분 일목요연하게 잘 정돈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 홈페이지는 방문자가 업무계획이나 예산 현황, 예산 집행상황 등을 최근 3년간의 데이터로 쉽게 비교 분석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첨단기술로 젊은 세대에게 다가가는 홈페이지도 눈길을 끌었다. 여성가족부는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여성가족부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되는 보도자료와 공지자료.정책자료를 휴대전화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다. 민간 업체에서 제공하는 유선과 무선 결합 서비스를 중앙 행정기관이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지역민을 홈페이지로 끌어들이려는 행정기관의 노력도 눈길을 끌었다. 경북도는 도청 사이트와 별도로 커뮤니티 사이트인 '낙동강 사랑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청은 지역 내 음식.숙박시설과 궁궐 정보 등을 제공하고 있다.

◆ 보완할 점은=이번 평가에서 여전히 문제점으로 지적된 것은 ▶영문 홈페이지가 미흡하고▶개인정보 보호에 소홀하며▶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점 등이다. 영문 홈페이지는 예전에 비해 나아지기는 했지만, 아직도 국제적인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또 주민등록번호와 계좌번호 등 80만 건의 개인정보가 행정기관 홈페이지에 노출된 것으로 드러나 개인정보 보안의식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단 측은 "이런 개인정보는 민원인들이 행정기관 홈페이지에 질문을 올리면서 무의식 중에 남긴 것"이라며 "행정기관은 민원인들에게 주의를 줘야 했다"고 설명했다. 장애인을 위한 배려도 부족했다. 시각장애인이 음성 판독 프로그램을 이용해 웹사이트 내용을 쉽게 들을 수 있는 홈페이지가 드물었다. 행정기관 대부분이 시각장애인 전용 홈페이지를 별도로 개설한 것도 문제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전용 홈페이지는 그 내용이 부실해 오히려 정보격차를 확대할 소지가 다분하다는 지적이다.

이희성.홍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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