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적」으로 보는 눈 ―자생적 좌경 혁명세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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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서울근교 성남지역에서 적발된 좌경 혁명그룹의 활동은 비록 자생적이라고는 하나 너무나 친북화돼 있다는 점에서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제적된 운동권 대학생들로 구성된 이들은 각 기업체에 위장 취업하여 노동자들에게 좌경의식화 활동을 펴면서 노-농-학 연계 민중 혁명을 확대해 왔다고 한다.
이른바 「성남지역 민족해방 인민 민주주의 혁명노선 현장활동가그룹」(NLPDR) 은 다음 몇가지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첫째는 자생적 좌익혁명세력이라는 점이다. 이미 이같은 내생좌익세력은 많이 검거돼 왔다. 그들이 사회주의적 경향을 띠고 결과적으로 북한의 적화전략에 동조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당국은 그들 자생적 좌익이 우리 사회에서 교육을 받고 성장해 왔으며, 아직 젊은데다가 자본주의의 진전에 따라 파생된 일반적인 경향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이제까지 북한 과 연계만 돼있지 않으면 비교적 관대히 처분해왔다.
둘째는 NLPDR가 반남친북의 혁명운동 단체라는 점이다. 북한과의 연계는 없는지 몰라도그들은 분명히 북한의 대남적화전략과 똑같은 계획과 행동을 추진해 왔다.
구속된 구정화양은 『김일성원수님과 김정일이 하루속히 남한을 해방시키기 바란다』고 말했고, 윤영주양은 수사기관의 화장실에 『우리는 지금 적의 심장부에서 투쟁하고 있다』 고 낙서까지 했다고 하니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세째는 그들이 사용한 의식화교재는 일반적인 사회주의 이론서가 아니고 김일성사상 서적들이었다는 점이다.
김일성 사상이란 김의 연설과 저작, 이에 관한 「노동당」 이론가들의 해설로 이루어지고 전체 한반도의 공산화를 목적으로한 전략전술 이론일 뿐이다. 그것은 남한의 공산화를 위한 파괴,선동,공작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적발된 NLPDR그룹이 우리자본주의 체제의 결함과 모순을 시정하여 보다 나은 사회건설에 목표를 둔 것이라면 비록 사회주의이론을 원용했다해도 과거처럼 용서받을 여지는 있다.
그들은 아직 현실보다는 이상에 더 가치를 두는 젊은 세대이고 세계적으로도 자본주의의 모순을 시정하는데는 사회주의적 처방을 도입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들이 이 땅에 살면서도 체제의 개선이 아니라 「파괴」와 「투항」을 획책한데 있다. 그들은 분명히 우리 체제를 「적」으로 규정하여 타도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또 우리를 파괴, 정복하려는데 최고의 목표를 두고 있는 북한 공산세력이 쳐내려와 이 땅을 「해방」(적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것은 이미 발전경쟁에 승리한 우리의 자유공동체를 거부하고 낙후되고 비인간화된 북의 체제를 찾아가려는 「투항주의」 일뿐이다.
우리 일부 젊은 세대들이 북한 공산주의의 「조작된 환상」 에서 하루빨리 깨어나 이 사회의건실한 일꾼으로 매진해 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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