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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보다 해외에 투자’ 한국인 보유 외국 금융자산 1400조원 넘어서

중앙일보

입력

해외 주식 투자와 직접 투자가 증가하면서 한국인이 가진 국외 금융자산이 1조2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한화로 환산하면 1400조원을 웃도는 돈이다.

외국 증권 투자, 직접 투자 늘면서

한국은행은 이런 통계를 담은 ‘2016년 국제투자대조표’ 잠정치를 22일 발표했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의 대외 금융자산은 1조2397억 달러(약 1414조원)로 1년 전 1조1440억 달러와 비교해 958억 달러(8.4%) 늘었다. 역대 최고 액수다. 국내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돈은 꾸준히 해외로 빠져나가는 중이다. 지난해 대외 금융자산(증가율 8.4%)은 2015년(6.1%)보단 많이 늘었지만 2014년(11.5%) 수준엔 못미쳤다.

대외금융자산 지표 [자료 한국은행]

대외금융자산 지표 [자료 한국은행]

대외 금융자산은 국내 기업과 국내 거주자가 직접 투자, 증권 투자, 파생금융상품 등 금융 투자로 쌓아둔 자산을 뜻한다. 홍경희 한은 국외투자통계팀 차장은 “해외 증권 투자와 직접 투자 등이 크게 증가한 데 주로 기인한다”고 말했다. 지난 한 해 국외 증권 투자액은 673억 달러(전년비 28.6%), 직접 투자액은 202억 달러(7.1%) 각각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 누적 증권 투자액과 직접 투자액은 3028억 달러, 3061억 달러로 나란히 3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외국인의 대(對) 한국 투자도 증가했다. 한국의 대외 금융부채(외국인 투자)는 지난해 말 기준 9612억 달러로 2015년 말과 견줘 217억 달러(2.3%) 늘었다. 2014년 9943억 달러에서 2015년 9395억 달러로 5.5% 감소했던 외국인 투자는 지난해 들어 증가세로 돌아섰다.

한편 지난해 한국은 외국에 갚아야 할 돈(대외채무)은 줄고, 받을 돈(대외채권)은 늘었다. 지난해 말 대외채권은 7843억 달러로 전년 대비 8.6% 증가했다. 반면 대외채무는 3809억 달러로 1년 새 3.8% 감소했다. 이로써 한국이 순수하게 받아야할 돈을 의미하는 순대외채권(대외채권-대외채무)은 4034억 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전체 대외채무(외채) 가운데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단기외채가 차지하는 비율은 27.6%로 전년 대비 1.3%포인트 상승하는 등 대외 건전성 지표는 소폭 악화했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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